S.Y.K~연소전~ 제3장 윤회는 돌고 돈다 -오정편-
[원문으로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 3장 윤회는 돌고 돈다
하나, 둘, 셋.
헤아리는 것도 바보같지만, 재빠르게.
하나, 둘, 셋.……넷.
헤아리는 틈에 소멸되는 것은, 너무 많다.
사라지는 별의 반짝임은, 태어나는 것과 같은 수.
없는 것도 존재하는 것도 단지 거기에 있을 뿐, 마음을 부수는 것은 아니다.
자신 ――관음에게 있어서는【재미있는가, 아닌가】. 단지 그 뿐 이었다.
「심심하네」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음색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음울했다.
실제로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생각이고, 게다가 오직 혼자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이었지만.
「……심심하다 말하는 것도 질려버렸다」
아아 정말로, 지루하다. 또 따분한 일상으로 되돌아온다. 자극도 그 무엇도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지금의 자신이 행동할 수 있는 범위는, 눈 아래의 인간이하 뿐이다.대단히 기합이 들어간 고문이 아닌가 관음은 생각한다.
심심풀이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어린시절부터 지켜본, 자신이【이름】을 준 청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러나 그것은 즐거운 일이 결코 아니다. 말하자면 벌의 일부로서 의무화되어있는 번거로운 것 이었다.
* * *
「천자가 계신 이 땅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다른 이가 용서해도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 얌전히 오라를 받아라」
「알았어! 알았으니까 검은 치워줘~! 경리(警吏)씨!!」
「어이어이, 오정 ……그 이상은 위험하니 그만둬」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다가, 보다 더 칼을 들이대자, 질겁하는 상인 한 사람.
그 정면에서 당장이라도 칼로 베어낼 것 같은 박력의 경리가 한 사람.
그리고 그 옆에는 그의 동료가 기가막힌 얼굴로 상황을 진정시키고 있다.
「……역시 너, 변했구나」
소매치기 범인을 무사히 포박시켜, 담당에게 전달한 후.
동료이자 친구이기도 한 경리의 기막힌듯한 음색에, 오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느닷없이」
「그렇지만 ─, 너가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오정이 원만해졌다】라고,
동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구?」
「그, 그런가」
「원만해졌달까, 악령이 떨어져나간것 같은 얼굴이 되었달까」
「…………」
약간의 야유가 포함된 가벼운 목소리에, 오정은 시선을 내렸다.
역시 자신은, 다른사람이 봐도 변한 것이다. 다시 그 사실이, 기쁨과 약간의 안타까움을 가져다준다.
「그래도 역시, 범인을 잡을때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휴직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직장에서 일을 대충하는 것은 있어선 안된다」
「하하, 너답다면, 너다운 생각이네.
범인 잡을 때 일부러 말을 늘어놓는 점 이라던가, 쓸데없이 박력넘치는 점 이라던가」
그것은 마치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듯, 동료는 웃는다.
칭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오정은 어쩐지 쑥스러워져 시선을 피했다.
「그렇지만, 부드러워진 것은 확실하지. 그건 역시, 부인 덕분인가?」
「……그런가. 밖에서 본 자신의 변화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스스로가 확실히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모두, 그 분의 ─아니, 아내 덕분이다」
「그런가, 잘됐네」
「아아」
툭, 하고 허리를 얻어맞지만, 오정은 무심코 미소를 흘렸다.
그는 옛날부터 신세를 지고 있던 동료이다. 친구로 사귀어 온 기간도 길다.
그래서, 그가 걱정해주고 있었던 것이라 알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자신이라면,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알지 못했다, 누군가를 걱정시켜 버린다는 것을.
「그래서, 너와 가장 교제가 길다는 이유로, 다른 녀석들로부터 부탁을 받은게 있는데」
「? 뭐지?」
「무자각 아내자랑 금지령, 이라고」
「…………하?」
「너, 부드러워진것은 좋지만 행복한 기분을 너무 티내고 있어」
「그 ……그렇지 않다! 직장에 사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것은 ……윽」
「뭐, 다른녀석들도 너의 신혼생활을 놀리려고 하는게 나쁘지만」
「……나는 그렇게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는가?」
「오우」
「……앞으로, 주의하겠다. 직장의 풍기를 어지럽혀선 안되니까」
조금 뺨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쥔 오정에, 남자는『성실하구나』라며 웃었다.
(그렇게 알기쉽게, 얼굴에 나타나는 것인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오정은 고심한다.
얼굴은 커녕 소리나 말로 아내의 훌륭함이나 사랑스러움을 역설하고 있는 자각이 없는 그는, 좀 더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예상이 어긋난 결의를 다진다.
「……아」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오정의 다리가, 문득 멈췄다.
자택의 현관에, 사람의 그림자가 있다. 마당의 꽃에 물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은, 계속 봐서 익숙한데도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분명 몇년이나 흘렀지만 자신은 이 존재에 사랑을 애태우는 것을, 매일같이 자각한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자제하며, 오정은 다시 걷기 시작한다. ――조금 더, 속도를 빠르게.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알아차렸는지,【그녀】는, 고개를 들어 미소짓는다.
「어서오세요, 오정. 오늘은 일찍 왔네요」
그리고, 기분좋게 귀를 울리는 음색에, 다시금 행복이 꽃피는 것을 느끼면서.
오정은 조심스레, 그녀의 몸을 끌어안는다.
「……오정?」
그 부드러운 포옹에, 그녀 ――현장은 눈을 깜박였다.
「다녀왔습니다」
미소와 더불어 오정이 그렇게 말하자, 희한한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던 현장은, 갑자기 표정을 무너뜨렸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기뻐보이니까, 괜찮으려나. 그런 감정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네, 어서오세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음색에, 오정은 다시금 가슴이 뜨러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 *
「있잖아, 언제까지 내가 이러고있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때가 올때까지다」
일상적인 인사처럼 건넨 질문에, 이것 또한 인사처럼 가볍게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실제론 짧게 가차없이 ――석가여래가 되받아쳤다.
「그러니까, 그【때】라는게 언제오나 묻고 있는건데」
「그것은 내가 결정하는게 아니다. 지상의 생물, 그리고 천상이 당신을 필요로 할 때 이다」
「……그거 즉, 나는 평생 이대로 있으란 말 아냐」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 너의 존재는 지금 이 때에도, 필요로 하니까」
「어쩌라는 거야」
「단, 너에게 반성의 기색이 보이는 경우, 이다」
――반성의 기색.
관음에게 있어 이 또한, 관계가 먼 말이다.
성전을 둘러싼 분쟁이 종언을 맞은 것도, 잠시.
석가여래의 힘이 돌아옴과 동시에, 그 몸속에 봉인당한 관음은 매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래의 체내에서 의식은 가질 수 있다. 외부의 세계를【보는】것도 할 수 있다. 다만,【닿을】수는 없다.
전부 자신이 저지른 것에 의한 결과지만, 그것만으로는 지루하다.
「그 자의 미래 ――너의 행동에 의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영혼의 미래를 바라보는 것으로, 지루함은 해소되는 것 아닌가」
「지금 그 아이를 바라보고 있어도 심심할 뿐이야. 오히려, 어쩌면 그렇게 매일 아내자랑을 하는지 지겨워」
여래의 분부대로, 자신의 행동의 끝을 지켜볼 것 ――
그런 기특한 이유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관음은 몇 일【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린시절부터 지켜봤던 이름을 준 청년은, 지금【인간의 삶】을 상징하는 것처럼 정직하고 성실하게 인생을 걷기 시작하고 있다.
――성실한 인생, 이라고 하면 듣기에는 좋지만.
보고있는 이쪽에서 봤을 때 아내자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관음은 기가막히는 듯한 한숨을 내쉬면서, 또『재미없어』라고 중얼거렸다.
(나에게 있어선,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하나, 둘, 셋…….
겹겹이 겹치는 사람의 일생은, 우열인채로 지나갈 뿐.
그렇게 오늘도, 윤회는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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