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NESIA 스페셜 SS 제 1화
「점장은 없어」
출근하자마자 들려온 싫은 소식에, 신은 얼굴을 찌푸렸다.
여기는 집사와 메이드가 서빙을 하는 코스프레 카페『명토의 양』
신은 이곳에서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개점전에 찾아온 사무소에는 점장의 모습은 없고, 아르바이트생 중에 최연장자인 켄트만이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오늘부터 그는 여름방학, 앞으로 당분간은 오전부터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
방학이 가장 늦은 그의 합류를 기다리다, 오늘은 아르바이트 전원이 모여 방학대책 전체 조회를 할 예정이었다.
현재『명토의 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은 총 7명.
원래, 더 많은 아르바이트가 출근했을 터였다.
「없다니, 무슨 말이에요」
「말 그대로다. 없다. 가게는 내가 열었다」
「몸살인가요?」
「유감스럽지만 그렇지 않다.
농촌에 간 것 같다」
「농촌이라니……농촌!?」
켄트가 책상 위에서 종이를 집어 건네온다.
건네받아 읽어내린 그는, 머리가 아파오는것을 느꼈다.
「『일주일 농부체험』이라고 써져있습니다만 뭔가요 이 전단지」
「놓여져있었다.
『여기 다녀오겠습니다』라는 글도 함께 기재되어있지」
「진짜네」
「꽤 자세히 알아본거같다.
여기저기 빨간줄도 그어져있고」
「그러니까
농촌의 한 농가에서 일주일 진짜 농부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숙박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농가의 손님방을 제공, 교통수단은 하루 단 한번의 버스, 휴대폰도 통하지 않고 상하수도도 정비되지 않은 리얼한 시골생활 체험.
라는건 단순히 불편할 뿐이잖아.
아아, 요컨대 무상으로 농사를 거들라는 속셈입니까.
참가비 1000엔이라니 싸네…….
그래서 정말로 여기에 갔습니까? 뭐하러?」
「그것에 관해선 다소 짚이는게 있다」
켄트는 일어나서 벽에 걸린 달력 앞으로 다가간다.
손 끝으로 가리키는 것은, 일주일 후의 날짜였다.
「문샤인 상가 섬머페어 2011」
「음, 이 가게가 소속되어있는 상가의 이벤트」
『명토의 양』이 문을 열고있는 동네는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 도시의 번화가인데, 랜드마크인 문샤인 빌딩을 딴 상점가의 명칭은 낯부끄럽다.
뭔가 여러가지 엉망이라던가, 없애버리고 싶다던가, 이 상점가에 문을 연 가게들은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섬머페어에 맞춰서, 음식점은 여름시즌 특별메뉴를 내놓기로 했다」
「헤에」
「점장은 그 메뉴를 심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매일 밤 이 사무실에서 밤을 지샐정도였으니」
「하?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이벤트입니까?」
「가게 경영에는 성실한 사람이니까.
나도 주방담당이기에 몇번 상담을 받았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거라고 말은 했다만」
「그렇죠」
「우리는 카페라고 해도 코스프레 카페다.
홀 직원 말로는, 메이드가 오므라이스에 케찹으로『여름!』이라쓰는, 퍼포먼스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라고할까, 그거 말한 사람 잇키상 아닙니까?」
『명토의 양』은 코스프레 카페답지 않은 커피와 분위기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 메뉴를 새 메뉴와 이름붙여서 선보이면,『명토의 양은 역시 단순한 메이드 카페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해야될 것이다.
「그래서, 그 새로운 메뉴와 농부체험이 무슨 관계가 있나요?
설마……」
「그저께 내가 만났을때, 점장은『역시 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지 않은것이 치명적인게 아닐까』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럼 점장은, 새로운 메뉴를 위해 야채 재배체험을 하러 간건가요……?」
「아마 그렇겠지」
「바보 아니에요!
왜냐하면 지금, 섬머페어는 일주일 후인데.
일주일 농부체험이잖아요? 일주일 지날쯤에는 모두 끝나잖아요?」
「음. 바로 그 점을 간파하다니 제법인데」
「데려오도록하죠」
「하지만, 휴대폰이 통하지 않는다」
「운영단체에 전화해보면 되겠죠」
「조금전 전화해보니,『현재 일주일 농부체험 안내원으로 출장중 입니다. 용무가 있으신 분은 휴대폰으로 연락해주세요』라고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휴대폰이 안통하는데?」
「깜빡 잊어버린걸까」
「……바보뿐이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가게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다.
이대로 점장이 돌아오지 않으면, 일주일 후의 섬머페어는 남아있는 전력만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개숙인 두 사람은, 그래도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얕잡아보고 있었다.
15분 후.
개점 시간에도 아르바이트는 4명밖에 모이지 않았다.
「……이상하네」
중얼거린것은, 출근한 잇키였다.
가장 오래된 아르바이트생으로, 여성에게 인기가 많아 이 가게에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플로어 직원이다.
「지각 상습범인 사와양은 그렇다 치고, 다른 두 사람은 전체 조회에 지각한다고 생각치않는데」
「그렇죠」
동의한 것은, 다른 플로어 직원인 토마.
신과는 어릴때부터 사귀어왔으며, 또 다른 한명의 소꿉친구와 함께 이 가게에 근무하고 있다.
토마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부터 그 녀석한테 전화하는데, 전파가 통하지 않는다고 안내멘트만 계속 나오고 있어요.
걔네 집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다니니까, 지하철을 타고 오고있는것도 아닐테고, 타이밍을 생각해보면, 매우 수상합니다」
「그녀도 함께 갔나? 사와양도? 미네도?
우리에겐 한마디도 없이?」
「그렇게 보긴 어렵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것 아닌가요?」
개점 시간이 지난 사무실에, 모인 것은 모두 남자 직원뿐.
이 자리에 있어야할 점장과 여자 직원들이 없다.
휴대폰은 모두 연락 불가.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남자 직원들은 사태를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이거, 뒤를 맡기겠단 뜻이겠지」
잇키의 중얼거림에 토마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고의인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네요」
「이 경우, 점장 대리는 나겠지?」
「제일 근무도 오래했고, 나이도 많으니까요」
「……나는 여자애들만 상대하고 싶은데」
「포기하세요.
남자 손님도 경리도 경영도 우리들이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할 수 없어요」
그렇다, 그들은 두고 갔다.
지금부터 일주일간 가게 운영과 주말에 열리는 섬머페어에 관한 여러가지를 몰아준것이다.
「점장,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우리에게 말을 안해준걸까」
토마가 흘려말하자, 잇키가 쓴웃음을 짓는다.
「그건 역시, 말해버리면 반대당하기 때문아냐?」
「역시 그런건가요」
「점장이 그렇게 하자고 말하면, 여자들은 거절하지 않을테니까」
「사와나 미네라면, 거절하기는커녕, 희희낙락하며 오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한명은……아니, 무리인가. 다른 세명이 마음 내키는대로 저지른거겠지」
혼자서 곤란해할 그녀를 떠올리며, 그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아마도 당황해했을것이 틀림없다.
분명, 점장과 친구 둘에게 밀어붙여져서, 무슨 말을 들었을까.
별로 마음쓰지 않고 있었으면 하고 바랄뿐이다.
「아무튼, 최대의 걸림돌은 일주일 후의 섬머페어네요」
토마가 문제를 이끌어낸다.
「점장도 고민한 문제의 새로운 메뉴를 내놓지않으면 안된다는겁니다.
그럼, 언제까지 생각해내는게 좋을까요?」
「주방팀, 어떻게 생각해?」
「오늘이라도」
잇키가 주방팀에 시선을 돌리자, 신이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개점때 재료 발주가 있고, 메뉴의 인쇄물이나 원가계산등 여러가지가 있어서.
준비기간이 일주일이면 짧은겁니다」
「신, 너 바로 새로운 메뉴를 생각해볼래?」
「그런 일 해본적 없습니다만」
「괜찮아, 아무도 해본적 없으니까」
「뭐, 하라고 말한다면 생각해보겠지만.
그래도 자신은 없네요」
「좋아.
『집사의 섬머 티』라는 이름을 붙인 아이스티라도, 나는 뭐라하지않겠어」
「알겠습니다, 그보다는 가게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잇키는 켄트에게 시선을 돌린다.
「켄 쪽은 어때? 주방 담당으로서」
「조금 전 대답과 동일하다.
생각은 해보겠지만, 자신은 없다」
「좋아, 그럼 두 사람은 우리 가게에 맞는 메뉴를 생각해보도록 하고」
잇키가 책상을 치며 일어났다.
「컨셉은 『여름』
남자 인력들만 있는 셈이니까, 대상 고객은 여성 한정.
여자아이가 좋아할 메뉴를 생각해보고.
실제로 먹어보고 어떤 요리를 내야할지 선택해야하니까, 저녁까지 시범삼아 만들어보기. 괜찮지?」
「……알겠습니다」
주방팀은 거절할 수 없었다.
앞으로 일주일, 그들은 경험해본 적 없는 업무들을 차례차례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그 첫걸음일 뿐이다.
「켄과 신이 열심히 하는 동안, 가게는 우리들이 맡는다.
괜찮지, 토마」
「어쩔 수 없네요. 버텨보자구요」
믿음직하게 대답을 하던 토마는, 그 뒤에 작게 덧붙였다.
「……하지만, 신과 켄트상이 여성전용 메뉴를 생각해 낼 수 있을까요?」
어찌되었던, 그들의 분투가 시작되었다.
* * *
「어디보자, 그럼……」
다른 사람들이 각각 플로어와 부엌으로 나간 후 신은 홀로 사무소에 남아있었다.
새로운 메뉴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기에 상상할 수도 없었다.
휘적휘적 메뉴판을 넘기며, 지금의 메뉴와 낯설지 않은 품목들을 생각해본다.
『명토의 양』에서 제공하는 것은, 점장님이 엄선한 여러 종류의 커피와 홍차 외에 약간의 식사 메뉴이다.
샌드위치나 카레를 제공하는 카페는 많지만,『명토의 양』이 제공하는 것은 좀더 볼륨감이 있고 종류도 풍부하다. 맛은 모르겠지만, 주문 해보고 싶은 별난 상품이 특징이다.
여름 메뉴로 특색을 내세우고자 한다면 이건가.
「대상 고객은 여성한정, 이지……」
여성이라고 한다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역시 소꿉친구의 얼굴이다.
혼자서 자취를 하고있는 탓인지, 이 가게에도 가끔 외식을 하러 온다.
그 녀석에게 무엇을 먹게해주고 싶은가.
그렇게 생각해보니, 의외로 조금씩 떠오른다.
「어떻게된걸까, 그 녀석」
정말 농촌으로 끌려간걸까.
낯선 농사일을 해보고 있는걸까.
점장과 사와가 함께라면 별다른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속은 편하지않다.
농사일에 무척 고생한다하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괜찮다.
조금 정도는 고생을 하는 편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살빼고 싶어했으니까,조금 힘쓰는 일도 괜찮을거다.
그래도, 그 녀석이 힘들다하면, 눈 앞에 있었으면 좋겠다.
휴대폰 전파도 닿지않는 곳에 있어서 도와줄 수도 없다.
쓰러지지않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한 신은, 매정한것 같더라도 결국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아아, 그렇지. 그걸로 하자」
메모에 생각해둔 메뉴를 적으며, 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새 메뉴인가……」
주방의 큰 냉장고를 열며, 켄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단가 계산의 종류라면 잘 할수있다.
수학을 전공한 켄트에게. 숫자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말을 말하는 것과 같다. 매입이나 재고관리를 하는 것도 자신의 일로서, 켄트가 주방에서 근무한 이후로 경비삭감이 이루어져 가게에 이익이 올랐다고 점잠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하지만, 여자가 좋아할만한 새로운 메뉴의 고안이라면, 완전히 전문 밖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도 모르겠다.
「여성이라고 한다면, 달콤한 것인가?」
그러고보면, 이 가게 3명의 그녀들도 가끔 손님으로 나타나 조리실의 디저트를 누리는 듯 했다.
전에도 쇼핑중이라고 말하며 나타났다. 미네가 교대하던 날이었지만, 남은 두 사람이서 어떻게할까 끝끝내 고민을 하다가, 결국 3개의 케이크를 주문했다.
들으면, 미네가 휴식에 들어갔을때 셋이서 나눠먹은 듯 하다.
「여자란, 모두 그런것인가」
평소 주방에 있는 켄트지만, 그때는 아는 이들을 상대로 만든 것이었기에 만든 케이크를 들고 직접 서빙을 했다.
서빙일을 하면서 익숙한 케이크를 보고도 그녀들은 우와-하며 환성을 질렀다.
그 타산적임에 쓴 웃음을 지었지만, 눈 앞에서 직접 마주본다는 것은 만든이로서 기쁜 경험이었다.
그렇게 회상하며 웃는 켄트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여성전용 메뉴라고 한다면, 그녀들이 그런 얼굴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거겠지」
떠오른 메뉴의 원가를 바로 계산하고, 조금 비싸다고 느낀다.
하지만, 주말만 제공된다.
이 때 이익률은 다소 낮아도 문제 없을 것이다.
정확한 분량 계측이 명의 케이크 만들기 못지 않은 작업이다.
켄트는 냉장고 안에서 몇가지 재료를 꺼내어 작업대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 * *
「그럼, 두 사람 모두 모여볼까」
부엌을 들여다보러 온 잇키가 그렇게 말한 것은, 문 가까이 황혼이 찾아왔을 때 였다.
이 가게가 다과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점심시간 이기에 저녁시간이 가까워진 매장을 찾는 사람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벤트를 하기에는 적당한 정도의 손님이다.
「지금 남아있는 손님에게 앞으로 시식 시간이 시작된다고 모두 설명한 상태야
참여해주기로 한 사람들이 남아있으니까, 너희들은 모두의 앞으로 나가서 각자 자기 요리의 장점을 설명하도록 해.
그 후 손님이 두가지를 먹어보고,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것을 채용하기로 하자.
OK?」
잇키가 주방의 두 사람을 본다.
신과 켄트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선 신군부터……시작!」
* * *
「내가 여성 손님용으로 만든 여름 메뉴는『김치육개장국밥 와사비무침』입니다」
긴장하며 말하는 신의 앞에, 뜨거운 김을 내뿜는 육개장 국밥이 등장했다.
여름 메뉴라고 하기엔 상당히 뜨거운 어려운 선택이었다.
「나의 소꿉친구가 종종 다이어트를 하는데, 여름에 다이어트라니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녀석 원래 살찌는 체질은 아니니까, 스태미너 부족으로 쓰러질 수도 있고.
하지만 여름은 수영복을 입기위해 마르고 싶어 하는것도 알기때문에……
건강하게 땀을 흘리며 다이어트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맵고 뜨거운 것은 땀을 흘리게한다.
다이어트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고 신진대사를 높이는 것이, 몸에 더 좋다.
「야채를 많이 끓여넣었기 때문에, 영양가도 높고.
이걸 먹고 제대로 스태미너를 올려서, 섬머페어에 거리를 돌아다녔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와사비를 넣은 것은 신경을 써본건데요. 다소 텁텁할까 싶어서.
먹어봤는데 잘 맞았으니 걱정마세요」
한 입 먹어 본 손님으로부터, 납득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일본식의 자극과 한국식의 자극이 섞인 자극투성이지만, 뒷맛이 의외로 시원해서 계속 들어간다.
먹고 움직이며 살을 뺀다는, 남자다운 발상의 다이어트 메뉴였다.
* * *
「내가 여름용 메뉴로 만든 것은, 디저트 접시다.
제목은,『티라미수 아라카르트 여름귤 곁들임』
세가지의 디저트로 여름귤 소스를 더한다」
켄트가 해설을 시작하면, 육개장 국밥을 먹고 난 손님 앞에 화려한 디저트 접시가 들어온다.
여성고객들이 행복하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이 가게의 여성들이 접하는 디저트 단가는 음료를 포함하여 평균 900엔 정도이다.
여성은 아무래도 여러종류의 디저트에 유혹당하는것 같다.
그 900엔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되도록 많은 디저트를 시식할 수 있도록 세가지의 디저트를 조금씩 쪼개어 올렸다」
중심이 되는 것은 티라미수와 가토 초콜릿의 케이크 두 종류.
그 곁에 작은 돔을 이루고 있는것이 레몬 셔벗.
여름귤의 소스가 눈에 선하다.
「문제는 코스트 퍼포먼스가 나쁜 점이다.
음료를 미니 아이스커피에 한정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있지만, 사실 원가는 아슬아슬하며, 수고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문받지 않는 것이 다행인 정도다.
조금 손이 덜 가게 되겠지만 1100엔까지 단가를 올리면 제대로 된 음료를 쓰기도 적당하다고 생각됨에 검토중이다.」
「켄, 우리의 경영사정은 폭로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잇키로부터 지적받는다.
「나의 제안은 이상이다」
* * *
「어느 쪽도 맛있네」
셔벗에 숟가락을 찌르면서, 단골 손님인 우쿄가 웃는다.
옆에 있던 토마가 반갑게 웃어보였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입니다」
「점장이 없어도, 충분히 해나가잖아?」
「의외로, 그런걸까요.
저로선 그 두명으로부터 제대로된 여성용 메뉴가 나온것에 놀랐다구요」
「잇키와 토마는 전혀 관련없는거야?」
「전혀요. 저희들은 손님 상대하는게 고작이었기때문에.
메이드가 없다는 것을 사과하고 다니지 않으면 안되었고」
「아아, 플로어는 플로어에서 힘들구나」
손이가는 메뉴를 판매 중단함으로써 주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플로어의 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두 사람 모두, 좋아하는 여자아이라도 생각하면서 만든걸까.
그런 느낌이 드네」
우쿄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운다.
「……그렇다면, 상당히 성격 나오네요.
운동하면서 살을 빼자는 신과, 어떻게든 좋아하는 것은 다 먹자는 켄트상」
「양쪽 모두 상대방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선택하기 어렵네, 이건」
「선택하지 않아도 되잖아?」
슬쩍 우쿄가 말을 했다.
「외부인의 재량적인 의견이지만.
식사와 디저트인데 둘 다 있어도 좋지 않을까」
「아, 그래도 아마 비용이나 손이 드는 거까지 생각을 해봐야」
「뭐, 그렇겠지만.
하지만 지금 있는 모두에게, 경영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본래의 일은 아니잖아?
점장이 없어서 힘들다는건 당연하지만, 점장이 없어서 좋을대로 해버리자! 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않을까 싶어.
나는, 그 두 사람이 처음으로 메뉴를 생각해낸본 것에 대해 노력상을 주고싶어」
「……그런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방법도 있네요」
마침, 투표를 모두 회수한것 같은 잇키가 다가왔다.
「다음은, 우쿄상뿐이네요」
우쿄는 잇키의 투표 용지에 눈길을 보낸다.
「투표 상황은 어때?」
「육개장이 1표 부족해요」
「그럼 나는 육개장에 투표」
「에, 동점?」
「안될까나?」
「뭐 괜찮지만……그럼 둘다 해볼까나」
잇키도 담백하게 수긍한다.
토마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좋은게 좋은거라 넘어갔다.
「이 일주일간 들썩거리겠네요」
「그래그래, 잔치를 벌려볼까」
「점장이 왔을 때 가게가 뜻하지 않게 되어서 놀랄지도 모르겠네요」
「놀랄정도면 좋겠네요.
이쪽이 놀란만큼 앙갚음으로」
어쨌든,『명토의 양』은 점장이 없는 체제로 나섰다.
이런 엉뚱한 일 속에서 뭔가 헤쳐 나가는 동료들을 조금 자랑스럽게 생각한 마음은 각각의 가슴 속에 간직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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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IA 『잘자, 나의 소중한 너』
『잘자, 나의 소중한 너』
눈 앞의 책상에는, 오리온과 감각을 공유하는 소녀가 푹 엎드려 자고 있다.
눈꺼풀에는 피로의 색이 짙고, 흰 피부에는 부자연스러운 붉은 빛이 아른거렸다. 잘보면 머리카락의 언저리에는 구슬같은 땀이 맺혔다. 열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끝낼때까지는 어떻게든 웃는 얼굴로 버텼지만, 피로를 참으면서도 옷까지 갈아입었더니, 기력이 다한 것 처럼 쓰러져버렸다.
그 이후, 오리온의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고, 눈을 뜨지 않는다.
집까지 조금 더 라고 판단했던 자신의 미스다, 라고 오리온은 생각했다.
『으~……누군가 와줘』
일이 끝난 사무실에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기색도 없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친구인 사와나 미네가 있었지만, 그녀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옷을 갈아입고 돌아가 버렸다.
그 때, 도움을 요청하도록 어드바이스 해줘야 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도 늦었지만, 오리온은 후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에게 걱정끼치고 싶지 않다며 평소처럼 행동하는 그녀의 허세를, 말렸다면 좋았을텐데.
오리온은 정령이다.
본래 이 세계와는 다른 곳에서 사는 존재이며, 인류에게 간섭할 수 없다. 만지는 것도, 말하는 것도, 눈에 비치는 것도 할 수 없다. 물건을 움직이는 것도 할 수 없다.
그랬던게, 엉뚱한 일로 인해 그녀와 동화하게 되어 버렸다.
사고로 인한 동화현상은 그녀로부터 기억을 빼앗아, 그녀는 최저한의 일반상식을 제외하고 전부를 잊어 버렸다.
게다가 그녀는 혼자 살고,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누구랄 것 없이 개성이 강해서, 솔직히 의지하기엔 터무니없다.
책임을 느낀 오리온은, 기억이 없는 그녀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아 나섰다.
지금의 오리온은, 그녀에게만 보이는, 그녀를 위한 정령이다.
의지해야 할 사람을 모르는 상황 속, 불안함 속에 있는 그녀의 유일한 아군으로서, 그 나름대로 도움이 되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그녀가 의식을 닫아버리면,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오리온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있잖아, 잠깐이라도 일어나 볼래?』
잠들어있는 그녀에게 호소한다.
『아무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조금만 힘내서, 휴대폰을 잡자. 그저 세번정도만 누르면 되니까.
전화 1통만 걸고 자자! 전화 1통! 저기!』
하지만 그녀는 반응이 없다.
『아앗! 불이다! 큰일이야, 전화를 걸어야 해!
……라고 하는건 안되네……』
이대로는 쓸데없이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었다.
알고있지만, 오리온은 그저 호소할 수 밖에 없었다.
진심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가게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본 적이 있는 키 큰 인물 2명이 들어왔다.
『잇키! 켄트!』
담소를 나누며 들어온 2명은, 아르바이트 동료였다.
아직 제복을 입고있는 것을보면, 남아서 정리라도 하고있던 걸까.
『봐 봐, 이 아이를 보라구!』
넓지 않은 사무소니까, 푹 엎드려 잠이든 그녀는 눈에 띈다.
당연하게도 두 사람의 눈에도 들어온 것 같다.
「어라? 이런 곳에서 자는 애가 있어」
잇키가 발을 멈추자, 켄트도 살짝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때다 하고 오리온은 어필한다.
『잠든 것 뿐만이 아냐! 상태가 좋지 않아! 집까지 데려다줘!』
하지만 당연히 잇키들은 오리온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아무리 손을 흔들어 보여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쉬는 시간때도 지쳐보였지. 자게 해주는게 어때 」
『아아앗! 켄트 녀석, 쓸데없이!』
「흐응, 그랬구나. 그럼 조금 자게 둘까」
『납득하지마! 잇키!』
흥미가 없어졌는지, 켄트는 빨리 탈의실로 향한다.
그것을 보류한 잇키는, 장난스런 미소를 띄우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잘자」
켄트가 보지 않는것을 확인하고, 살랑거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오리온은 무의식중에 잇키의 뒤에서 주먹을 치켜들고 있었다.
『이 변태녀석! 이 애 건드리지마!!』
인류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있기 때문에, 기분 뿐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장난이 그녀를 도운 것 같다.
「어라?」
이마에 손을 댄 이키는, 그녀가 열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다.
「뜨거운데……」
재차 손바닥으로 다시 열을 재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혹시, 자고 있는게 아니라 상태가 나쁜 거 아냐?」
『맞아! 바로 그거야!』
잇키의 말이 들렸는지, 탈의실로 들어가던 켄트도 발을 멈추고 돌아온다.
「상태가 나쁘다고?」
「응, 그럴지도. 굉장한 열」
둘이서 그녀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한다.
괜찮다, 이것으로 2명이 도와준다.
겨우 안심하며, 오리온은 한 걸음 물러섰다.
『다행이다 ─……』
잇키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화나지만, 살아난건 사실이다.
이후는 둘에게 맡기면 될것이다.
못된 장난을 좋아하는 둘이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그녀에게 분별없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일어나지 않네」
곤란한 것처럼 잇키가 중얼거렸다.
「응─……어쩌지, 집으로 데려가야 하나」
조금 전 했던 말 철회, 역시 문제있는 인물에게 걸렸다.
「잠깐. 왜 너네 집이지.
여성을 데리고 갈만한 적당한 장소가 아니라고 본다」
『맞─아 맞─아, 말 잘했어 켄트』
「하지만 나, 그녀의 집은 모르는걸. 켄도 모르지?」
「뭐, 모르지만」
「그녀도 자취할테니까, 가족에게 의지할 수도 없고.
우선 내 집으로 데려가 돌보는 것 밖에, 어쩔 수 없잖아?」
『어쩔 수 없지 않아!』
둘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오리온은 소중한 그녀를 지키겠다는 듯이 가로막는다.
『이 애의 집은! 가게를 나와 큰길에서 남쪽으로 한 블럭 지나서, 골목을 돌아 육교 아래를 잠시 걷다 건널목을 건너 주택가에서 서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깨끗한 맨션이니까! 내가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설명해도 들을리가 없다.
잇키와 켄트는 얼굴을 맞대어 고민했다.
「잠깐 기다려. 너의 집에서 눈을 떴을 경우, 그녀의 정신적 쇼크가 클 것이다.
어쩌면, 신변의 위험을 느껴, 스트레스로 인해 병상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여성에 관해서라면 신용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너의 집이라면 괜찮아? 그렇지만 부모님과 함께 지내니까, 그녀가 신경쓰겠지?」
「혼자 사는 남자의 집이라면 신경안쓴다고 생각하나?」
「켄의 복잡한 얼굴보다는 낫지 않아?」
「너의 변태같은 시선에 노출되는 것 보단 낫겠지」
본래의 방향에서 어긋나기 시작한 둘에게, 오리온은 책상을 두드려 항의한다.
『이런 때에 싸우고 있을때냐!?
정말로 점잖지 못하다니까 둘 다!』
오리온의 말이 들린것도 아니겠지만, 켄트가 헛기침을 해서 쓸데없는 논의를 중지시켰다.
「아니,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서.
누군가의 집에 데려가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경우, 보통은 보호자를 불러야하는 것 아닌가?」
「보호자라……아마 멀리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해외였던가?」
「그럼, 보호자 대신에 긴급 연락처다.
가게 고용표에 기입란이 있었을텐데. 점장에게 물으면 보여주지 않을까?」
「아아, 그런 방법도 있었네」
겨우 멀쩡한 제안이 나왔다.
『부탁이야, 제발……』
오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어깨에 힘을 풀었다.
어쨌든, 이렇게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긴급 연락처를 생각해 낸 것은, 예상치도 못한 부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점장은 아직 카운터에 있을까나」
켄트에게 그 자리를 맡기고, 잇키가 플로어에 연결되어 있는 문을 연다.
이 기회에 고용표를 보면서 정보수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점장에게 물어보려고 사무소를 나가는 잇키의 뒤를, 오리온은 남몰래 쫓았다.
* * *
그녀의 긴급 연락처로 지정되어있던 곳은, 토마의 친가였다.
연락을 받은 토마가 곧바로 달려와서, 녹초가 된 동생같은 그녀를 안아올려 택시에 실어주었다.
맨션의 앞에선 신이 약국 봉투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데려오는게 우선이라는 모습으로 달려온 토마였지만, 오기전에 약을 준비해달라 부탁하는 것을 잊지 않은 듯 하다.
둘을 맞이한 신은, 주저없이 그녀의 가방을 열어,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여러가지 말하고 싶었지만, 비상시라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넘어갔다.
알고지내는 사람의 집이라도 집 안의 가구나 식기들을 손대는 것은, 비상시라도 쉽게 손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을 만큼 친한사이였다는 것은, 오리온과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새로운 정보였다.
「……토마. 너 언제까지 그 녀석 옆에 달라붙어 있을꺼야」
척척 죽을 만들고있던 신이, 그 사이 머리맡을 지키고 있던 토마에게 기가 막힌 것 같이 말을 꺼낸다.
방에 동생같은 그녀를 옮기고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 토마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 이상 끈적끈적하게 닿지 말라는 듯 눈을 치켜뜨고 있던 오리온은, 당연히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와로부터 여기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으니까, 우리들은 돌아가자」
「에─」
「에─가 아니지. 우리들이 있으면 쉴 수 없을 것 아냐」
「뭐, 사와가 올 때까지라면 괜찮지」
「적어도 손은 놔. 애도 아니고, 남자에게 손이 잡혀서 안정될꺼라 생각하는거냐」
「알고있다구. 아 ─아, 너에게 설교들을 줄이야」
마지못해 그런다는 모습으로 손을 놓은 토마는, 신이 머리맡에 둔 메모를 보고 눈을 가늘게 뜬다.
「……그래서, 너는 이런 메모를 남겼다 이거지.
나 몰래 넘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냐」
메모에는,『컨디션이 악화되면, 나에게 연락해』와 신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몰래라는 건 무슨 의미야. 단지 내 집이 제일 가까이에 있으니까」
「사와에게 맡기면 되지」
「사와가 돌아간 후, 컨디션이 갑작스레 변할 수도 있지」
「사와가 돌아간 후? 아파 누워있는 여자의 집에 혼자 들어올 생각인가. 상식적인 생각을 해라」
「아파 누워있는 여자의 손을 잡고있던 녀석에게 상식 운운받을 생각 없어」
「일부러 그런것 처럼 말하지마. 이런건 애들 간병하는 것과 같은거겠지」
「나도 같아. 이상한 눈으로 보지마」
무언의 대립 끝,『나에게』가 이중선으로 지워지며『토마의 부모님께』로 고쳐 써졌다.
「……이걸로 괜찮겠지」
「좋지 않아」
미묘한 긴장상태가 풀린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오리온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정말이지 이제!
잇키나 켄트 뿐이 아니라, 모두 이 아이의 간병권을 두고 다투는건 그만둬!
간병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하고싶은 말은, 둘에게 닿지 않는다.
오리온이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 * *
그리고 오리온은, 겨우 온화한 분위기로 그녀의 옆에 앉아있다.
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그 뒤로 시간이 지나 그녀의 컨디션은 차분해졌다. 눈을 떠 조금 죽을 먹은 다음 열도 미열정도가 되어, 신들과 엇갈려 온 사와도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돌아간 지금은, 일단 둘뿐이라, 평화롭고, 안전하다.
『있지 너……큰일이었지』
잠이 든 그녀에게, 오리온은 느긋하게 말을 건다.
『하지만, 모두가 도와줬어.
네가 자고 있다고 장난치려 했던 괘씸한 것도 있었지만, 네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무척 걱정했어』
오리온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를 걱정만 하고, 안아서 옮기기는 커녕, 도움을 부르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다.
인류와 관련될 수 없던 오리온은, 오늘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눈을 뜬 그녀에게 지켜보고 있었던 것을 말해줄 수는 있다.
『나의 이 이야기를 듣고, 너는 어떤 생각을 할까.
저 녀석들 중 누군가에게 기억을 잃었단 것을 털어놓고 싶다고 생각할까.
눈을 뜨면 상의해보자』
기댈 곳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였지만, 끈을 풀어나가다 보면 유대가 보인다. 신용할 수 있는 인간도 보인다.
그 판단을 하기 위해서 있는 힘껏 정보를 모으는 것이, 오리온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네가 조금 신경쓰고 있던 그 녀석도, 나 봤어.
깨어나면, 본 것 들은 것, 전부 가르쳐줄께』
기억을 잃게 만들어버린 그녀의 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답답하기만 하다.
지켜주고 싶은 때에 지켜줄 수도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불안한 와중에 눈을 뜬 그녀가 오리온을 보고 안심한 것처럼 웃을 때, 오리온도 조금 안심한다.
이런 자신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고 그렇게 생각된다.
『잘자, 내일 봐』
잠든 그녀에게 속삭이며, 방해가 되지않게 자취를 감춘다.
그녀가 잠든 동안 일어났던 잠깐의 사건들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둘에게 이정표가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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