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비밀기지

 

 

 

 



 

제목:행운이 태어난 날


유리우스가 오락실을 향해 가는 이유는, 알바로로부터 모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목적은 알지 못했지만, 그가 보내온 파피용 메세지에는,

【루루양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ー】

……라고 써져 있었으므로, 틀림없이 그녀에 관한 일일 것이다.
원래 읽고 싶은 책이 있었지만, 루루의 이름이 나와 거절할 수 없었다.
도대체 뭘까, 하고 생각하면서, 유리우스는 오락실의 문을 열었다.

 

「여기야, 여기. 유리우스군」

소파에 앉은 알바로가, 이쪽을 향해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정면에 있는 노엘은, 흩어진 베타카드 위에 털썩 엎드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알바로와 대전하고 있었던 듯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라기는 미지근한 표정을 짓고 있고, 비라르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에스트는 묵묵히, 역사서를 읽고 있다.
자신을 제외한 5명은, 벌써 모여 있던 것 같다.

「미안, 늦었어」

유리우스가 소파에 앉자, 주최자가 짝, 하고 손을 마주쳤다.

「이제 전부 모였으니, 시작할까. 제 1회 루루양을 축하하자 회의ー」

갑작스러운 이상한 타이틀의 외침에, 유리우스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루루를 축하해? 어째서?」

짐작가는 것이 없어, 솔직하게 물어보았지만,

「어째서 라고 생각해?」

라고, 반대로 질문을 받아버렸다.
음, 하고 생각에 잠긴 자신이 답답했는지, 앉아있던 노엘이,
「당연하잖아!」라며, 크게 소리치며 일어난다.

「최종시험에 합격한 것과, 그리고 모든 속성을 얻은 것! 이것을 축하하지 않고 무엇을 축하하겠어!」
「……아」

노엘의 말에, 생각을 해낸다.
최종시험이야 임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기억하지 못했다지만…….
루루가 모든 속성을 얻은 것은, 왜 생각해내지 못한 것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자신에게 있어 큰 뉴스였다.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이번 주는, 루루의 생일입니다」
「에, 생일?」

비라르의 말에, 눈을 깜빡인다.
……그러고보면, 그녀의 생일이 언제인가 물어본 적이 없다.
이 반년간 쭉 함께여서 그런가, 왠지 모르게 벌써 알고 있는 기분으로 지냈다.

「사실은 생일에, 시험 마지막 날을 맞이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만…….
합격이라고 정해지는 것이 빨랐지요」
「……그렇구나」
「과연, 루루양 너무 좋아 클럽의 에스트군. 자세하네ー」
「마음대로 사람을 이상한 클럽에 가입시키지 말아주세요.
……그녀로부터 들은 이야기 입니다. 나도 좋아서 알고 있던 것이 아닙니다」

에스트는 외면해 버리지만, 알바로는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어쨌든 유리우스군, 그렇게 됬으니까. 루루양을 【마음껏】축하 해주자」
「……알바로, 그렇게【마음껏】을 강조하면 굉장히 이상한데……」
「이 녀석이 멀쩡히 축하할 리가 없지」

노엘은 왜 인지 식은땀을 흘리고, 라기는 기가 막힌 것처럼 한숨을 돌린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루루를 축하하는 것에 이의는 없다. 오히려 대찬성이다.

「어……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거야?」
「그러니까, 그것을 지금부터 서로 이야기 해보자는 거지」

……과연, 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래서【축하하자 회의】인건가, 라고 이제야 납득이 되었다.

「이런 경사는, 어쨌든 성대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대홀을 전세낸 파티는 어때!」

노엘이, 활기차게 손을 들어 발언한다.
의지로 가득찬 그 얼굴에는, 루루를 축하해주고 싶다! 라고 크게 써져있는 것 처럼 보였다.

「소수의 인원인데 대홀을 사용하는건 허무할 뿐이야」

그 의견을, 라기는 시원스레 각하한다.
겉보기에 티가 나지 않지만, 그도 성실하게 루루를 축하해주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무난히, 오락실을 전세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푸페에게 부탁하면, 요리정도는 내주지 않겠습니까」
「나머지는, 선물이네요.
시험 합격과 모든 속성 그리고 생일까지, 3가지 몫의 분량을 채워야 할텐데」
「뭐, 그것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하고, 그 외엔――」

담담한 모습의 에스트도, 싱글벙글한 표정의 비라르도, 즐거워보이는 알바로도……
지금은 모두 루루를 생각하고 있다.

――이 파티를 열었을 때, 그녀는 어떤 얼굴을 보여줄까?
분명, 이 장소에 있는 전원이 같은 생각을 안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몹시 기분이 좋았다.

멋진 의견을 내지 못하고, 모두의 의견을 듣고 있을 때,
언제나 들리는 발소리에, 타박, 타박, 하고 작은 발소리가 들려온다.
앉은 채로 시선을 올리자, 그 발소리의 주인과 눈이 마주쳤다.

「아, 루루」

그 이름에, 모두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안녕하세요! 모두 모여서, 무슨 이야기들 하세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숨기지 않은 채, 루루가 달려온다.

「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라고, 루루!」

당황한 노엘이, 붕붕- 끊어질 듯 격렬하게 목과 손을 옆으로 흔들었다.

「저에게 비밀인가요……?」
「아니요, 그런게 아닙니다. 루루, 이번 주말에 시간 괜찮습니까?」
「에? 괜찮지만……뭔가 있는거야?」
「후후, 그것은 당일의 즐거움 입니다」

입가에 손을 대어 웃는 비라르.
그가 이렇게 말하면, 그 누구도 깊게 추궁할 수 없다.이것이 인덕이라는 것 일까.
따돌려지는 것을 신경쓰던 루루도, 비라르가 교묘하게 넘겨버린 화제에 정신을 빼앗겨 버린듯 하다.

「그러고보니, 루루.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것? 후훗……」

그녀는 소중하게 안고있던 책을, 표지가 보이도록 들어 올린다. 어쩐지 매우 기쁜듯 하다.

「이 그림책, 조금전 바니아 선생님께 받았어!」
「그림책? 그것이?」

책의 표지는 새하얘서 문자도 그림도 아무것도 없었다.
도저히 그림책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조금 특별한 그림책이야. 다음에, 모두에게 보여줄께요!」

책을 안은채로, 그녀는 싱긋 웃었다.
깨달으면, 유리우스도 이끌려 웃고 있었다.
……루루의 웃는 얼굴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 * *

 

이상한 것은, 그녀와 관련된 약속이 있으면 시간이 흐르는 것이 매우 빠르게 느껴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되었다.

파티의 준비가 한창인 오락실.
모두가 루루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지만……전혀,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지, 루루.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루루는 시간이나 약속을 제대로 지킨다.
그런 그녀가 지각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조금 전 보낸, 파피용 메시지의 답신도 없다.
뭔가 사건에 말려 들어간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콰당! 하고 힘차게 문이 열렸다.

그곳엔 숨을 헐떡이는 노엘이 서 있었다.
그가, 루루를 찾으러 뛰어나간 것이 조금 전 이었는데…….

「노엘, 루루는 찾았어?」

노엘은 대답하지 않고, 성큼성큼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내밀었다.

「어라……이 책은」
「루루가 가지고 있던 그림책이다! 이것이, 복도에 떨어져 있었다……!」

「……마력이 느껴지는군요. 이전엔, 이런 마력을 띠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의아한 얼굴을 하는 에스트.
그가 말하는대로, 여러가지 속성의, 그것도 불안정한 마력이 느껴진다.

「분명하게 부자연스럽지? 이 책이, 루루의 실종에 관련된 것이 틀림없어!」

말하면서, 노엘은 휘릭 그림책을 넘긴다.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새하얀 페이지만이 있을 뿐 아무것도 그려져있지 않다.
마력을 띠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던 그 때……별안간 책이 빛나기 시작했다.


「우왓――!?」

책으로부터 넘쳐나오는 빛은, 소리도 없이 커져가 오싹한 표정의 노엘을 감싸간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

빛이 사라지면서, 노엘의 모습도 사라지고 있었다.

툭 하고 떨어진 책을 내려보다, 모두가 얼굴을 마주보았다.

「지금, 책 안으로 빨려 들어간……거야?」
「그런것 같네요. 아마, 페이지를 넘기면 안으로 끌려들어가게 되어있는 것 같네요」
「……ㄱ,」

책 안에 빨려들어갔다고……그렇게 인식한 순간,
유리우스의 내면에서, 팟하고 무언가의 스위치가 켜졌다.


「굉장해! 책 안에 들어가다니 의미를 모르겠어!
이것은 마법도구일까?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걸까!?」
「어, 어이 유리우스! 조금 기다려! 왜 스스로 뛰어들어가려는거야!」

즐거워하며 책을 주워들으려 하자, 당황한 모습의 라기가 팔을 잡아왔다.


「그렇지만, 루루양이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안에 들어가서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라기의 옆으로부터 긴 손을 뻗어, 알바로가 책을 줍는다.
그는 그 책을 유리우스에게 내밀며, 생긋 웃어주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재밌을 것 같으니까」
「응! 가보자! 이런 기회 2번은 없어!」

성급한 기분을 자제할 수 없는데, 뒤에서 에스트의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이런 일이 몇번이나 있어선 곤란합니다」
「뭐. 어쨌든, 루루를 마중하러 가보자」

알바로로부터 책을 받아, 휘릭 페이지를 넘긴다.
책은 방금전과 같이 빛나기 시작해, 눈 깜짝할 순간 시야는 새하얗게 변했다.

 

 * * *

 

빛이 사라지고, 어느샌가 감았던 눈을 뜬다.
오락실은, 초록이 무성한 숲 안으로 변했다.
빨려들어간다는 감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무사히, 그림책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 듯 하다.

「헤에, 여기가 그림책 안인가. 굉장히 아름다운 곳 같은데」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올려다 본 알바로가, 그렇게 감상을 터놓았다.

「먼저 온 노엘은 어디있을까? 혹시 다른 장소로 날아가버린 것일까?」

근처를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지만, 여기에 있는 것은 노엘을 제외한 5명 뿐.
펼친 페이지에 따라 도착한 장소가 다른 것일까.

「……이라고 하나, 역시나」

무엇인가를 불쌍히 여기는 표정으로, 라기가 이쪽의 발 밑을 가리켜온다.
의미를 알고, 시선을 떨어트려보면……
유리우스 아래에, 엎어진 개구리 같은 모습으로 노엘이 넘어져 있었다.


「아, 미안 노엘. 괜찮아?」
「……어째서 언제나 언제나 네놈은 그런거냐!?
일부러 내 위에 떨어지지 않아도 괜찮을텐데!!」

말하면서 노엘이 벌떡 일어난다.
망토에는 판화와 같이 선명하게, 유리우스의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미안, 고의가 아니지만……. 그것보다, 루루는 찾았어?」
「사죄에 성의가 느껴지지 않지만 뭐 됐어! ……내가 왔을때도 그녀의 모습은 없었어.
벌써 어딘가로 가버렸을지도」
「그녀의 성격상, 가만히 있는다는 것은 안중에도 없겠지요」

지금까지 봐왔던 그녀의 행동들을 생각해내고 있는지, 에스트는 씁쓸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발자국같은 것도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갔는지 짐작도 안돼ー」

거친 풀들을 밀어헤치며, 라기가 보고해온다.
유리우스도 찾아보았지만, 사람의 발자국은 커녕, 동물의 발자국 조차 찾아낼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아무런 단서도 없음 인데――」
「아뇨,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비라르의 말을 차단하고 에스트는 숲속을 가리켰다.

「저쪽에서, 희미하지만 마력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말하니……」

집중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만큼 미량인 마력이다.
그것을 알아차리다니, 에스트는 역시 천재일 것이다.

「그 밖에 아무것도 없으니, 갈 수 밖에. 이쪽인가?」

라기가 초목을 헤치며 걷기 시작하자, 모두도 그 뒤를 쫓아간다.

저벅저벅 잎을 밟으며 향하니, 점점 마력의 기색이 진해진다.

「……어이, 뭔가가 보이는데」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를 들어올리니, 그 앞에 있는【무엇인가】가 보였다.

그것은 선명한 핑크색으로, 집 1채만한 정도의 크기.

「이 것은……」

유리우스는 본 기억이 났다.
루루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녀가 마법으로 거대화시킨 그 꽃이었다.
처음 최초로 본, 그녀의 의미를 모를 마법을 잊을리가 없다.


「어떻게 봐도, 루루양의 소행이지요. 이것」
「그녀 이외에, 이런 일을 하는 인간을 나는 모릅니다」


바람이 불자, 강렬한 꽃의 향기가 코를 찔렀다.
이만한 크기면 병기다, 라고 근처에서 코를 집은 노엘이 중얼거렸다.

「루루가 여기에 온 것은 알겠는데……이 다음은 어디로 갔지?」

라기의 말에 마력을 찾아보지만, 여기서 마력의 기색은 끊기고 말았다.
에스트를 바라보지만, 그도 고개를 저었다.


「저기 모두. 루루양이 마법을 사용한 이유를 알아냈어」

흥미롭게 꽃을 바라보던 알바로가, 이리와보라며 손짓을 했다.
부르는 곳으로 가까이 가자, 꽃에 숨겨져있던 작은 간판을 볼 수 있었다.

「【흙속성의 마법은, 앞으로 연결된다】……? 이것은 출구로 향하는 안내판일까?」
「그렇게 친절한 것이 있을까. 이상하지, 어떻게 봐도」
「하지만, 루루라면 반듯이 믿겠지요」
「……흙속성의 마법이라면 뭐든 괜찮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도 이런식으로 꽃을 거대화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까?」

에스트는 무기력하게, 꽃을 올려다보았다.
안내판에는, 방금전 알바로가 읽어내린 문장밖에 쓰여있지 않았다.
유리우스는 음- 하고 신음하며, 안내판과 꽃을 교대로 번갈아보며 비교해본다.


「우선, 흙속성의 마법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이 꽃의 사이즈를 원래대로 되돌린다거나」
「그렇군요. 원래 형태의 꽃도 귀여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얼른 해보라구」
「그렇네요. 부탁합니다」
「자 노엘군, 반드시 앞에 나가주세요」

유리우스의 제안에 찬성하며, 모두 뒤로 물러났다.
알바로만이 노엘의 등 뒤를 밀고 있었다.


「……잠깐 기다려. 어째서 내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흘러가는거야!?」
「그렇지만, 흙속성의 마법에 가장 자신있는 것은 노엘이니까. 힘내」

노엘에 성원을 보내면, 알바로도 그를 격려하듯, 펑펑 어깨를 두드렸다.

「이 안에서 가장 마법이 능숙한 것은 노엘 뿐이고.
역시 용감한데다 천재이고 뭔가 운이 없는 마법사에게 여기를 맡기고 싶달까」
「……그, 그렇지. 나는 용감한데다 천재이고……자, 잠깐. 지금 운이 없다고 했어?」
「아무래도 좋으니까 빨리해!」

노엘 이상의 적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그는 꺼리고 있다.
라기의 갑작스런 고함에, 간신히 노엘은 거대한 꽃으로 향했다.

「――레이나・테라. 거대한 성장을 이룬 꽃이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라!」


노엘의 마법은 정확하게 발동했다.
인섹트 엠버로부터 성장한 빛에 싸여 꽃은 순식간에 줄어들어 간다.

「……뭐야, 아무것도 안일어나는 건……가!?」

근처를 둘러보던 라기가, 상공에 시선을 둔 상태로 멈췄다.
그의 옆에, 무엇인가가 떨어져내렸다.


「어……물고기……?」

올려보면, 거기에는 소리도 없이 대량의 물이……아니, 바다가 통째로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괴, 굉장해! 바다가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것은 처음봤어!!」
「당연하지! 이런 일이 현실로 일어날까보냐!」
「그것보다 어떻게 합니까!? 저런것 막을수도……!」

에스트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세계가 물색에 물들었다.

 

 * * *

 

눈 깜짝할 순간에 근처는 바다 속이 되어, 방금전까지 있던 나무들도 꽃들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눈 앞을 헤엄쳐가는 큰 물고기에, 여기는 바다라고 실감한다.


「굉장해! 숲이 갑자기 바다가 되다니! 게다가, 숨도 쉴 수 있고 소리도 나!
이것은 어떤 마법일까!?」

손발을 움직여봐도, 부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지상에 있는 것 같다.

「그림책 안이라, 무엇이든 있는 것 아닐까?」

그렇게 말하는 알바로의 어조도, 꽤나 밝다.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봐, 저 물고기. 현실일 수 없는 색을 하고 있잖아」

알바로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파스텔 색상의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그것은 열대어와 같은 것이 아니라, 정어리나 꽁치 등 평상시 먹고 있는 물고기들 이었다.

「저렇게 예쁜 색의 물고기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생선요리가 먹고싶어 지는데」
「……그것, 진심으로 말하는거야?」

식욕이 왕성한 라기라지만, 그런 색의 생선은 그림도구의 맛이 날 것 같다고 말하며 눈을 떼었다.

「루루도 여기에 온 것일까?
……혹시, 이 물고기들도, 그녀의 마법으로 인해 이런 기발한 색이 되었는지도?」

노엘은 옷이나 머리를 쿡쿡 찔러오는 물고기들을 가리키며, 묻는다.
주위를 바라보고 있던 에스트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마력의 기색은 없는것 같습니다.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어쩔 수 없으니, 어쨌든 진행하도록 하죠.
……여기에 더 있다간, 향후 모든 생선들을 먹을 수 없게 될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어느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초목이 모두 없어지고, 온 길조차 모르는 상태이다.
바다 위의 모습이 굉장히 신경쓰이지만, 여기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군요……. 라기, 시험삼아 드래곤이 되어 물고기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웃기지마! 이런 곳에서 변신하면 배고파서 움직일 수 없게 되겠지!」
「그보다, 여기에 여자아이가 없는데……어떻게 변신하라고?」
「괜찮습니다. 이만큼 많은 물고기가 있으니까, 암컷도 많이 있을 겁니다」
「네녀석ー바보취급 하는거냐!? 물고기를 상대로 변신할 리 없잖아!」

「……어라?」

지금까지 자유롭게 헤엄치던 물고기들이 돌연, 일제히 멀리 향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것 처럼 보인다.

「뭐야 뭐야? 물고기가 일제히 없어져 버렸는데……」
「……무언가가 이곳을 향해 오고 있는 것 같군요」

말을 하며 비라르는, 허리춤에 있는 잔에 손을 가져간다.
언제라도 마법을 발현시킬 수 있는 자세에, 약간 긴장하며, 그가 말한 방향을 바라본다.
멀리, 핑크색 덩어리가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저건……물고기?」
「물고기 치고는, 대단히 이빨이 날카롭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이, 그보다 저건……!」

말하는 동안에도, 그것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크고 긴 몸, 뾰족한 지느러미, 붉은 입으로부터 보이는 어금니. 전부 귀여운 꽃무늬지만, 저것은――.


「상어 네요」


꽃무늬의 상어가 입을 벌린채로, 엄청난 스피드로 돌진해 온다.
거기에 더불어, 노엘의 안색이 순식간에 파래졌다.

「사, 상어! 상어라고!? 기분 탓인지 내 쪽을 향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도망가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상어는 육식이니까요」

비라르는 말하면서, 모두의 등을 떠밀며 달리기 시작한다.
동요하고 있던 노엘도, 조금 늦게 달리기 시작한다.

「큰일이네요, 이대로는 따라잡힐지도 모릅니다.
……이럴때 역시, 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네요」
「왜 거기서 나를 보는 거냐 에스트!」

확실히 왠지 모르게, 미끼를 뽑는다면 노엘이 적임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상어에게 쫓길 수 있다니, 귀중한 체험이지요.
바다에 가도, 그런 기회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테고」
「여유부리고 있을 때냐! 진짜로 어쩔꺼야! 따라잡히겠어!」

뒤돌아 본 라기가, 가까이 다가온 상어에 놀라 소리를 지른다.
알바로가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자,
노엘은 붕붕,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쩔수 없네요」

비라르는 멈춰서, 상어를 향해 잔을 겨누었다.


「레이나・아쿠아. 얼음. 벽. 전방을, 막아라!」


단적인 주문이 영창되자, 콰앙, 하고 높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린다.
물 속에 나타난 얼음벽은, 목적대로 상어의 진로를 방해했다.
힘차게 벽에 부딪친 상어는 눈이 돌아 비틀비틀 거리고 있다.

「오오! 역시 비라르! 좋아, 지금이야말로――」


다시 달리려고 한 순간, 휘오오, 하고 돌풍이 내뿜어져 왔다.


「크, 이번엔 또 뭐야ー!?」

노엘이 크게 외치는 소리가 강풍안에 사라져, 바람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된다.
호흡이 힘들만큼의 바람에 의해 무심코 눈을 감자, 가볍게 몸이 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 *

 

바람이 그쳐 눈을 떠 보면, 어느샌가,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오른 구름 위에 서 있었다.
날씨는, 태풍이 지나간 직후처럼 쾌청.
발을 딛고있는 하얀 구름은, 솜처럼 푹신푹신해서 걷기 힘들다.


「바다 다음은 하늘 입니까. 구름 위를 타다니, 매우 귀중한 체험이군요」
「……정말로 터무니없는 세계 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습니다」
「그래? 나는 상당히 즐기고 있다만.
보라구 에스트군, 저 구름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양이야」
「…………」

알바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지 않은 채, 에스트는 지친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주위의 구름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양 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과자의 형태를 하고 있다.
팬 케이크 모양, 조각 케이크 모양, 푸딩 모양……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것은, 아무래도 마카롱 모양 같다.


「어쩐지 여기는, 루루양의 머릿속 같네」
「응. 어쩐지, 온 세상이 루루의 마법에 걸린 것 같아」

의미모를 이 두근거림은, 루루를 생각해낸다.
무엇이 나타날지 몰라서, 예상을 할 수 없어서…….
루루의 마법으로, 유리우스는 언제나 이런 기분이 된다.

「……어쩐지 갑자기, 무척 루루를 만나고 싶어졌다」


그녀의 마법은 흘러넘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없다.
그렇게 인식하자, 어쩐지 외롭다고 생각한다.

「네. 저도 루루를 만나고 싶습니다」
「나도. 역시 본인이 없으니 재미없지요」
「……저도, 탈출하고 싶은 의미에서,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렇지, 빨리 맞이하러 가주지 않으면.
이런 세계에 혼자 있으니, 분명 외로워하고 있을게 틀림 없을테니까!」
「…………뭐, 그 녀석이 없으면 흥이 안나니까」


유리우스는 구름의 한켠에 서서, 지팡이를 들었다.


「유리우스? 무엇을 하려고?」
「여기는 아마, 환경에 맞춰 적절한 마법을 사용하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되니까. 그러니까……」
「숲이라면 흙속성, 바다라면 물속성, 하늘이라면 바람 속성 이라고 하는 겁니까.
……확실히, 시험해 볼 가치는 있습니다만……」
「뭔가, 문제가 있는거야?」

씁쓸한 얼굴을 하는 천재 소년에게 물어보자, 되돌아 오는 것은 한숨이었다.

「진행되는 방법이 난폭하고 지치니까……이번은 좀 더 온화한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만」
「확실히……지금까지 2번 다, 굉장히 심장에 나빴으니」
「으ー음, 그건 나에게 말을 해도……」
「뭐. 어쨌든, 시험해보는 겁니다.
빨리 루루를 찾아 돌아가지 않으면, 파티를 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그렇네. 자, 가볼까」

유리우스는 수긍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웠다.


「――레이나・벤트스. 바람이여, 온화하게 그녀에게로 향하는 길을 나타내어라」


지팡이가 향한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과자 형태의 구름들이 사라져간다.
루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지만, 구름이 사라진 하늘에 나타난것은……

――드라그 였다.


「드라그가 보였다는 것은……저것은 드라카고 일까?」

곧게 날아오는 것은, 알바로의 말대로 드라카고 였다.

「여기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은. ……저기에, 루루가 타고 있다는 것일까?」
「혹은, 우리들이 저것을 타고 가는 것, 이겠네요」

드라카고는 헤메지 않고, 똑바로 이쪽을 향하고 있다.
그 스피드는, 평상시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


「……어이, 뭔가 이상하지 않아?」

이제 마카롱 형태의 구름에 가까워져 오고 있는데, 드라카고는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계속해서 속도를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어, 어째서 멈추지 않는거야!? 서, 설마……!」 
「……온화한 이동방법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체념한 것 처럼 에스트가 눈을 감았을 때, 드라카고는 마카롱 형태의 구름을 돌파했다.
구름은 흩어지고, 디딜곳이 없게 된 유리우스는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 * *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은 장대한 꽃밭이었다.
넓고 푸른 하늘 아래, 보이는 꽃들이, 미약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번엔 꽃밭입니까……. 드디어 루루의 머릿속에 도착했다는 느낌이네요」

불쾌한 듯 중얼거리는 에스트는, 옷에 붙은 꽃잎들을 털어내고 있다.
검은 머리에 붙은 꽃잎을 알바로가 살며시 떼어내면, 에스트는 언짢은 표정을 짓는다.


「……저기, 누군가가 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뒤를 향해, 제법 떨어진 위치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유리우스는 이끌리듯 걷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꽃밭에 앉아있는 작은 등.
꽃잎이 잔뜩 붙어있는, 푹신푹신한 머리카락.
꽃보다 달콤한, 과자같은 향기가 나는.

「――루루!」


뒤돌아 본 그녀의 큰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비춘다.

「유리우스!」

루루는 놀라 일어서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모두들……! 어떻게 이곳에 있는거에요?」
「어떻게든 루루양을 만나고 싶어서. 뒤쫓아와 버렸어」
「당신이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그림책에 빨려들어간 것이 아닐까 싶어 찾으러 왔습니다」

설명할 생각이 없는 알바로를 대신해, 에스트가 말을 이었고, 루루는 흐린 안색으로 고개를 숙였다.

「모두들, 미안해요. 말도없이 사라져서……」
「루루, 이번은 사고에 휘말려 들어간 것 같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습니다.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노엘과 비라르가 상냥하게 말하지만, 루루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원인을 만든것은, 저 자신이에요」

루루는, 미르스・쿠레아에서 지낸 반년간, 쭉 모두에게 의지해왔다, 라고 말했다.
최종시험에 합격한 것도, 모든 속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의 덕분.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이 그림책을 이용해, 모두에게 답례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그림책은 말이지요, 마법을 걸면, 바라는 세계를 체험시켜주는 마법도구에요.
이것으로, 모두에게 멋진 체험을 시켜주려 했지만……」
「마법을 걸때 실패했어?」

알바로의 말에, 루루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바라고 있던 일도, 바라지 않던 것도, 여러가지 섞여버려서……
이런 터무니없는 세계가 되어버렸어요」


루루의 마법은, 실패했을때야 말로 의미를 몰라 재미있다.
하지만, 본인은 그 매력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아깝다, 라고 생각한다.


「곧바로 여기서 나가려고 했지만, 바라는 것을 체험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것 같아서……죄송합니다」

힘없이 고개를 떨어트리는 모습은, 마치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같다.
비라르는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하면서,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져 주었다.

「즉, 루루의 소망을 실현하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말이군요?」

「자, 공주님. 뭐든지 원하시는 것을 말씀해 주세요」

알바로는 공손하게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대로 손등에 키스를 하려는 것을 보고, 라기가 서둘러 말렸다.

「네 녀석ー! 뭐하는 짓이야!」
「공주님의 소망을 실현하려면, 제대로 맹세의 키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라기군도 할래?」
「뭣!? 하, 할리가 없ー잖아! 그ー보다 네놈ー도 하지마!!」

주고받는 말에, 루루는 후후, 하고 미소지었다.


「저기요, 이젠 괜찮아요. 제 소망은, 지금 이뤄졌으니까요!」
「……그래?」

멍하니 있는 모두에게, 루루는 생긋 웃어주었다.

「저는, 모두와 함께 있고 싶었어요!」

그녀는 지팡이를 꺼내고, 곧바로 주문을 외웠다.
지팡이 앞으로부터 흘러넘치는 빛, 거기에 춤추는 무수한 꽃잎들.

환상적인 광경을 보며, 유리우스는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와 함께 있고 싶었다――그 【모두】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던 것이 기뻤다.

……하지만, 【유리우스】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이, 더 기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이런 것을 생각할까, 하고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사이에, 빛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 * *

 

오락실에 무사히 돌아오자, 루루는 두 눈을 깜박였다.
평상시와는 다른 실내의 모습에,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저기, 어쩐지 몹시 호화스러운데……오늘은 무슨 파티가 있나요?」

실내는 예쁘게 꾸며져있고, 테이블에는 푸페가 준비한 호화로운 요리들이 즐비해있다.
소파에는 각각 준비한 선물들이 쌓여있었으므로,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 그녀가 귀여워서, 유리우스는 무심코 얼굴이 풀렸다.


「루루, 생일 축하해」
「에? …………아!」

감탄과 함께, 큰 눈이 한층 더 커졌다.


「시험이 끝나고……모두에게 답례를 하지 않으면, 그 생각 뿐이라……
생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어요……!」

루루는 재차 오락실을 둘러보며, 그리고 유리우스들을 한사람 한사람씩 바라보았다.

「그럼 오늘은 저를 위해서, 모두 모여주었던 거에요?」

웃는 얼굴로 수긍하자, 그녀의 얼굴이 밝아진다.


「고마워요……!」

기쁜 듯한 루루를 응시하고 있으면, 쿵쾅쿵쾅거리며 노엘이 다가왔다.


「유리우스 당신! 【축하합니다】는 모두 입을 맞춰 말하자고 정했잖아!?」
「아, 미안. 완전히 잊었다」
「약속을 잊어버리면 그 의미가 없잖아!?」
「진정해 노엘군.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말고,
바로 매운것 많이 먹기 쇼라도 시작할까」
「뭐, 뭐야 그 쇼는!? 그런것 할 예정 없어!!」
「예정은 언제나 변하는 것 입니다. 루루가 기뻐한다면, 하는겁니다」
「ー랄까, 단지 먹는것을 보는 것 뿐이라면 재미있ー겠지」
「그럼 대결할까? 누가 가장 많이 매운것을 먹을 수 있을까」
「먹는 것은 빼주세요. 듣는 것 만으로도 속이 쓰립니다만」
「그럼, 에스트는 무엇을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까?」
「그런 것, 본인에게 물으면 좋을텐데요」
「루루! 너는 무슨 쇼를 보고 싶어!?」

루루는 정말로 즐거운듯이, 소리 높여 웃고 있었다.

「모두와 함께라면, 뭐든지!」


모두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유리우스는 발밑에 떨어져있는 그림책을 집어 들었다.
새하얀 표지에는, 꽃밭에 앉아있는 여자아이 그림과,
【미아가 된 공주님】이라는 제목이 써져 있었다.
팔랑팔랑 안을 넘겨보면,
조금전 까지 체험하고 있던 사건이 모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려져 있었다.
더 이상 백지인 페이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유리우스, 왜그래요?」

책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의아한 듯한 얼굴의 루루가 옆으로 다가온다.

그림책의 세계는, 정말 즐거웠다.
루루의 마법으로 흘러넘쳐서, 진행될때마다 두근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그 세계를 체험하고 와도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면, 역시 돌아오는 편이 좋았다, 고 생각했다.

어떤 세계라도, 그녀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녀가 웃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자신은, 루루의 웃는 얼굴을 좋아하니까.

「루루. 나와 같은 세계에 태어나줘서, 고마워」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는데, 그녀는 생일축하의 말로서 받아들인 것 같다.
루루는 얼굴을 붉히면서, 가장 아름답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