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비밀기지

나눠서 올려도 될 것 같은 이 빵빵한 분량!!

다른 SS들도 이 정도 길이면...
행복하겠지만 힘들겠지...

...합치면 비슷한가...


[원문을 먼저 읽어주세요ㅠ 번역이 허술함]

 

 

 

 

 

 




 

【어느 가을의 화려한 하늘】



 

「우와아! 나, 가을에 하는 불꽃놀이는 처음이야. 그치, 마도카」
「그렇네요. 불꽃놀이 하면 여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이런 시기에 불꽃놀이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확실히 드물지요. 장소에 따라 겨울에 하는 곳도 있는 것 같지만」
「……엣취! 그대들, 왜 유카타를 입고 오지 않은건가. 불꽃놀이는 유카타를 입고 보는 것일텐데」
「이 추위 속에 입고 올 생각을 하는 바보는 너 뿐이다. 토키타」

여름의 더위도 이젠 완전히 자취를 감춰 쌀쌀해진 가을의 마지막. 나데시코들은 도심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열리는 불꽃놀이에 와 있다.
불꽃놀이 하면 대부분 여름에 열리지만 오늘 밤은 드물게도 가을의 불꽃놀이다. 철에 맞지 않는 불꽃과 축제 특유의 분위기가 CZ멤버들의 마음을 뛰게 만들었다. 회장은 벌써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들이 굉장해. 서로 놓치지 않으려면..」
「올해엔 평소보다 늦게 도착했으니까. ……예상대로 지각하는 놈들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보호자와 함께라고 해도 나데시코와 리이치로 둘이서 오는 불꽃놀이에, CZ멤버 모두가 오기로 정해진 것은 지난 주 방과후의 일이다.
시작은 교실에서 타카토와 리이치로 셋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타카토의 제안으로 어차피 라면서 모두를 부르게 되었다. 평소엔 멤버들과 관련되는 것을 싫어하는 토라노스케도, 축제는 싫지 않은 듯 드물게 참여했다.

(――라고 해도, 타카토와 슈야에게 끌려온 것 같지만)

몇시간 전 약속했던 시간의 풍경을 떠올리며, 나데시코는 혼자 쓴 웃음을 지었다.

「우선 관람석까지 가지 않으면. 더 이상 사람이 늘어나면 볼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렇네. 서두르지 않으면 불꽃도 시작될 것 같고」

불꽃을 쏘아올리는 것은, 회장이 되고 있는 공원의 안 쪽. 호수가 있는 장소다. 관람석은, 그곳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높게 쏘아올린 불꽃을 보기 쉬운 평지에 있다.
아직 회장의 입구주변에 있던 나데시코들은 사람들을 지나쳐 앞으로 서두른다. 불꽃이 시작되기 전 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아슬아슬하게 늦지 않을 것이다.

「노점도 많이 있어~. 우─응……어떤 것을 먹을까 대단히 고민되네!」
「나카바, 과식해서 배에 탈이나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여름 축제에 갔을때도, 노점을 전부 제패한다! -며 의욕이 넘쳐 다음날 드러누워 있었으니까요」
「뭐 하는거냐 너……. 뭐, 그럴 것 같긴 하지만」
「음. 나는 저기에 있는 사과사탕으로 하지」

――그러나, 역시 CZ멤버다. 순순히 걸어가 도착할리가 없었다.

「어이, 너희들. 노점은 나중에라도 괜찮아. 관람석 근처에도 있을테고, 지금 가지 않아도……」
「알지 않아~, 릿땅! 노점은 많지만, 모두 같지 않아!」
「음. 같은 야키소바도, 그 노점마다 소스의 맛, 재료, 익은 정도 등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니라」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걸 어떻게 판단해? 전부 먹어본 건지」
「……라고 하는 것으로, 릿땅상. 텐션이 오른 나카바와 전하(殿)씨에게 무슨 말을 해도 쓸데없습니다」
「……하아」

소란스러운 것은, 언제나의 일. 이제와서 놀랄 것도 없다.

(……정말로, 어디까지나 마이페이스에요)



■■■ 타카토의 경우 ■■■

「그러한 이유로, 나는 여행을 떠나! 아듀─!」
「하? 뭐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어이 나카바. 끌어 당기지마. 놓으라……고」
「나카바가 간다면, 나도 갑니다. 언제 어떤 때라도 나카바의 옆을 떠날 수 없기 때문에. 그럼」
「흠. 모두 가는건가……각자 가는 길을 목표로. 그렇다면 나도 가지. 전설의 사과사탕을 목표로……!」
「자, 잠깐 나카바, 리이치로! 마도카에 슈야까지……」

각자, 여기저기로 뿔뿔이 흩어져간다. 토라노스케도 어느샌가 없어져 버려, 그 자리에는 나데시코와 타카토 둘만이 남겨졌다.
망연히 모두의 뒷모습을 보다 타카토에게 시선을 옮기자, 그도 나데시코와 같이 곤란한 것 처럼 웃고 있었다.

「으음……우선, 우리들만이라도 관람석으로 갈까? 모두 장소는 알고 있으니까, 후에 만날 수 있을꺼야」
「그렇, 네……. 그렇게 할까」

관람석의 장소는 이미 설명했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미리 결정해 둔 약속장소도 있다. 기분이 내키면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웃는 얼굴의 타카토에 수긍한 채, 나데시코는 다시 인파의 앞쪽으로 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나데시코, 손. 괜찮아?」
「에? 아……」

꼬옥, 상냥하지만 강하게 손을 잡아 쥔다. 사람이 많아 잃어버릴 것 같기에, 라고 타카토가 작게 중얼거린 것이 들렸지만, 얼굴을 들어 바라보면 그의 귀가 붉게 물들어있어, 나데시코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도중, 사람들에게 밀려 몇번이나 넘어질 것 같으면서도, 타카토의 손에 이끌려 어떻게든 관람석까지 겨우 도착한다. 불꽃이 시작되기 전까지 모두가 올 것이라며 둘이서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한 사람도 오지 않은 채, 큰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빛이 물들였다.

「……결국, 시작되어 버렸어」
「응, 그렇네. 아, 봐 나데시코. 무척 예뻐」
「정말, 예쁘네」

어두웠던 하늘에 소리를 내며, 하나, 하나 선명한 불꽃이 발사된다.
쏘아 올려지면 밝게 비추어, 큰 꽃송이를 피워 ――내지만,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진다.
여름에 볼때와는 다르게, 늦가을의 쌀쌀함이나 풀숲으로부터 들려오는 벌레 소리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불꽃의 덧없음을 보다 한층 두드러지게 하고 있었다.

「……모두, 제대로 보고 있을까. 슈야라던가, 노점에 열중해서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아」
「그래도, 이만큼 크고 예쁘니까 분명 보고 있을거라 생각해. 여기서가 아니라도, 보일것 같고」
「그러네」
「불꽃이라 하면 여름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가을의 불꽃도 좋네. 나데시코와 리이치로는, 매년 오는거야?」
「응. 실은, 매년 기대돼. 어린애 같을지 모르지만 불꽃 좋아하고……. 어릴때는, 리이치로와 마당에서 불꽃놀이를 하고는 했어. 어린애가 아니니까, 라고 말하면서 최근에는 전혀 어울려주지 않지만」
「리이치로 답네. 그러고보면 나, 불꽃놀이 해본적 없을지도」
「에? 그래? 타카토라면 스스로 만들거나 했을 것 같은데」
「실험으로 불꽃을 만들어 본 적은 있어. 그래도, 순수하게 논 기억은 없으려나」
「그렇다면, 이번에 CZ멤버 모두 모여서 불꽃놀이 하자. 분명 즐거울꺼야. ……일부, 불꽃을 갖게하면 불안한 멤버도 있지만」
「아하하. 확실히, 슈야라던가 나카바는 엄청 소란스러울꺼야. 리이치로가 고생할 것 같지」
「응. ……그렇지만, 즐거울 것 같아」

그 멤버와 함께라면, 분명 무엇을 하던 즐거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넘친다.
문득, 끊임없이 발사되고 있던 불꽃이 잠시 쉬는 듯 멈추며, 동시에 떠들썩했던 주위도 조용해진다. 근처에는, 쿵 하고 밤의 어둠이 떨어졌다.

「잠깐 쉬는걸까? ……그건 그렇고, 정말로 모두들 안오네」
「사람이 많으니까, 길을 헤매는 걸지도 모르지. 우리들도 여기로 오는 동안 큰일이었으니까. 게다가, 나로선 조금 고맙기도 하고」
「에……?」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나데시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타카토는 거기에 대답하지 않고, 생긋 미소짓는다. 어떤 의미일까 물어보려고 한 얼굴을 들어올리면, 그의 어깨 너머로 하늘을 향해 쏘아올려진 불꽃이 보였다. 파앙, 하고 큰 소리가 마른 하늘에 울리며, 다시 큰 꽃을 피워낸다. 거기에 끌려 하늘로 시선을 되돌리려 했을 때――.

「내년에도, 함께 보고 싶은데」

툭,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타카토는 중얼거렸다. 지금까지는 가족이나 리이치로와 오던 불꽃놀이지만, 오늘과 같이 친구들과 오는 것도 즐거운 것이다. 나데시코는, 그 말에 수긍하고 웃는 얼굴로 되돌려준다.

「응, 또 모두들이랑 보러오면 좋을꺼야」
「모두들……인가」

하지만, 어쩐지 타카토는 복잡한 듯 웃는다.

「타카토?」
「응. 지금은 그걸로 괜찮아. …………사실은, 너와 둘이서 라는 뜻 이었지만」

마지막 말은, 불꽃의 소리에 지워져 조금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너와 둘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았다.

(나랑 둘이서 불꽃을 보러 오고 싶다고……?)

말의 의미를 이해하자, 나데시코의 뺨에서 열이 났다. 불꽃에 비춰진 타카토의 옆 얼굴도, 생각탓인지 붉어 보인다. 깨달으면 잡은채 그대로 있던 손을, 타카토가 다시 꽉 쥐었다.

(으응, 그렇지만, 잘못 들은 걸지도 모르고……!)

하지만, 되물을 수 없어서. 불꽃의 소리로, 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해버릴까. 그렇게 생각해 스스로를 속이며 하늘을 올려보지만, 밤하늘을 물들이는 불꽃에도 지금은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2명의 작은 손바닥은, 여전히 연결된 채 그대로였다.




■■■ 리이치로의 경우 ■■■


「저기, 리이치로. 다같이 올 수 있어서 좋았지. 역시 축제는 떠들썩한게 즐거운 거야」

옛날에는 서로의 가족들과 함께였지만, 최근 몇년간 운전기사가 데려와주어 두 사람만 왔었다.
그러나, 역시 축제라는 것은 여럿이서 오면 즐거움도 늘어난다. 와글와글 소란스럽게 떠드는 모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매년 오는 축제의 풍경이 평소와 달라보였다. 어쩐지 기뻐져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넘친다.

「……그렇다면 다행이네」

하지만, 그런 나데시코와는 달리 리이치로는 어쩐지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나데시코의 말에, 매정한 대답을 돌려주고는 혼자 빠른걸음으로 걸어가 버린다.

「에, 잠깐 기다려 리이치로」

당황해서 뒤를 쫓아보지만, 리이치로의 걸음은 느려지지 않아 ――결국, 두 사람은 혼잡스러운 가운데, 다른 멤버들을 놓쳐버렸다.

「정말, 떨어져 나와버렸잖아. 사람이 많아서 휴대폰도 연결이 잘 안되는데……」
「모이는 장소는 알고있어. 괜찮겠지」
「……그것도 그렇네」

우선 앞으로 나가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대로, 리이치로와 둘이서 불꽃을 볼 관람석을 목표로 이동한다. ――지만, 사람이 많아서 생각하는 것 처럼 움직일 수 없다. 앞으로 가려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뒤로 물러나지고, 다시 앞으로 가려고 하면 뒤로 물러나게 된다. 그것을 몇번인가 반복하는 사이에, 불꽃은 시작되어 버렸다.

「불꽃……시작해 버렸다」
「아아」

하늘에 하나, 또 하나씩 불꽃이 발사되어, 그 주위에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나데시코와 리이치로는,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춰 길가의 구석에 서서 불꽃을 감상하기로 했다.
평소에 보는 곳 보다 훨씬 멀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노점의 근처에서 축제기분을 만끽하며 보는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노점인가……그러고보면, 최근엔 불꽃을 보느라 전혀 보지 못했어)

어렸을 때는 축제를 보러 올때마다, 리이치로와 둘이서, 소란스럽게 떠들며 여기저기 구경하며 놀았다. 갑자기, 그리움이 솟아오른다.
노점 하나에도, 추억은 많이 있었다. 금붕어 건져내기 라던가, 가면을 사줬던 것. 산지 얼마 안된 사과사탕을 리이치로가 떨어트려 울기 시작했던 것.
그리운 추억에, 따뜻한 미소가 흘러넘친다. 그것을 보던 리이치로는, 언짢은 듯 미간을 찡그렸다.

「……어차피, 별 볼일 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겠지」
「어라, 별 볼일 없지 않아. 리이치로와의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생각했어. 리이치로가, 푹신푹신한 솜사탕을 산 바로 직후에 언니가 꼬옥- 하고 작게 뭉쳤던 일 이라던가」
「……………………그런 것 생각하지마. 꽤나 쇼크였다고, 그거」
「후후. 쇼크로 잠시 망연자실 하고 있던거구나. ……저기, 리이치로. 모처럼 노점 근처에 있는데,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낼만한 것 사지 않을래?」
「별로, 상관없는데. 뭐를 사지」
「으─음, 그러게……」

오른쪽도 왼쪽도, 길게 늘어선 노점들. 어떤 노점에서도,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소리와 식욕을 돋는 냄새가 감돌아 온다.

(아……)

「빙수, 먹고싶은데」
「이 추운 날에? 이상한 녀석. ……먹은 다음에 춥다고 하지마」
「으……괜찮아. 아마. 으─음……무슨 맛으로 할까. 어쩐지 옛날보다 종류, 늘어난 것 같지 않아? 리이치로는 어떤거 할래?」
「너, 예전부터 그렇게 고민해도, 결국 딸기맛 밖에 선택 안하잖아」
「뭐야, 리이치로도 결국 블루하와이를 고를거면서」

그렇게 서로 말하면서 두 사람이 산 것은, 역시 딸기와 블루하와이 였다.

「역시, 가장 맛있는 것을 선택하는게 정답이지」
「……그렇지」

고운 붉은색의 얼음을 작은 스푼으로 건져 입에 넣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 혀 위에는 시럽의 달콤함이 남는다. 카페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축제 특유의 맛이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는 빙수를 먹을때마다 시럽으로 혀의 색이 바뀐것을 서로 보면서 놀았던가)

역시 고학년이 되니까, 그런 놀이는 하지 않지만.

「리이치로, 그거 한입만」
「……하?」

리이치로는, 나데시코의 말에 멍하니 눈을 크게 떴다. 서로 각자 다른 것을 사고, 바꿔서 맛을 본다. 이것도, 어릴때부터 종종 하던 것이었다. 이제와서 놀랄만한 일은 아닐텐데.

「딸기맛, 싫어?」
「그런게 아니라……너, 어린애도 아닌데. 그런 경솔한……」
「뭐가 경솔해?」

어릴때는, 서로 의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중학교를 눈앞에 둔 무렵이 되면 바뀌게 된다. 아무리 소꿉친구라도, 이성으로 나데시코를 의식하기 시작한 리이치로는, 쉽게 수긍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데시코는 눈치채지 못한 채, 눈 앞에서 시선이 흔들리는 소꿉친구에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아, 됐어. ……자」
「아, 응……?」

왜 인지 무겁게 가라앉는 한숨과 더불어, 블루하와이로 인해 곱게 물이든 빙수가 내밀어진다.

「둔한 녀석.……나만 의식하고 있다던가, 바보같지」
「에?」

중얼거려진 말에, 스푼을 입으로 옮겨가는 손이 멈춘다.

「의식, 이라고…………」

다시, 빙수와 리이치로를 교대로 응시하며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그가 동요하는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했다.

(의식, 이라던가. 이제와서 그런거……그치만, 가족 같은게 아니잖아. 우리들)

그런 식으로 말해버리면, 어떻게해야 좋을지 모른다. 어색함을 숨기듯, 나데시코는 컵 안의 얼음을 몇번이나 스푼으로 긁어 모은다.
그대로, 잠시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머리 위로 쏘아올려진 불꽃을 보는 것도 잊은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어이, 불꽃. 곧 있으면 끝날꺼야」
「에, 벌써 그런 시간?」

리이치로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리자 ――파앙, 하고 큰 소리가 울리며, 한층 더 큰 불꽃이 밤하늘에 피어 올랐다.
어느샌가 종반에 도달한 불꽃은, 클라이막스를 맞이한 듯 연속으로 하늘에 발사된다.

「예쁘다……」
「아아, 그렇네」
「결국 모두 만날 수 없었지만, 모두들 제대로 볼 수 있었겠지」
「글쎄. 불꽃보다는 노점에 빠져있지 않았을까」
「후후, 그러게. ……있지, 리이치로」
「왜」
「내년에도 또, 함께 오자」
「일부러 엇나간 시기에, 그것도 이런 먼 곳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같이 오는 녀석은, 너 정도 밖에 없겠지」
「……응. 내년에도 또, 함께 보자」

생긋 미소지으며 리이치로를 바라보면, 불꽃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드물게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나카바&마도카의 경우 ■■■


「축제의 묘미라고 하면, 역시 노점이지요. 여기서 밖에 맛볼 수 없는 분위기를 잔뜩 즐기자! 그치, 나데시코쨩」

평소와 다르게 하이텐션인 나카바가 척, 하고 나데시코의 눈 앞에서 집게 손가락을 세웠다. 눈을 깜박이는 나데시코의 팔을 잡은 나카바는 사람들 사이로 달리기 시작한다.

「에……엣, 자, 잠깐 나카바? 끌어당기지 말고……」
「축제에서 나카바는 언제나 하이텐션 입니다.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나데시코상, 나카바가 만족스러울 때까지 어울려주세요」
「자 자, 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타카토로부터 멀어진 나데시코는, 나카바와 마도카가 이끄는대로, 노점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요령있게 혼잡한 사이로 노점 이곳 저곳을 이동한다. 많이 있던 노점을 거의 다 돌았을 무렵엔, 불꽃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해서 지금, 나데시코의 눈 앞에는 도저히 다 먹기 힘들 만큼의 음식을 안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나카바. 와, 거기에 동조하듯 평소보다 조금 즐거워보이는 마도카가 있다.

「타코야키에 야키소바에, 구운 옥수수에 오징어구이 오코노미야키……초코 바나나에 솜사탕, 사과사탕……저기, 이거 전부 먹을 수 있어?」
「3명 있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다 먹지 못하면, 타카토군들에게 도움을 받아도 괜찮고. 모두 저녁밥은 아직이니까」
「이것도 나카바가 일류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삼가 협력받도록 합니다」
「축제의 노점도 대상인거야……」
「응 응! 노점의 음식은 맛있지요. 맛도 있지만, 역시 이 분위기가 있어야만 일까나. 옛날, 축제에서 먹었던 맛을 재현하려고 여러가지 만들어봤지만……맛은 가깝더라도 다르더라구. 역시 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은 재현해 낼 수 없어」

과연, 이라고. 변함없이 요리에 한해서 착실한 말을 하는 나카바에게 동의하며, 나데시코는 내민 타코야키 하나를 입에 넣었다. 그가 말한것 처럼, 축제의 노점에는 점잖은 레스토랑에선 맛볼 수 없는 즐거운 맛이 있었다.

(아, 불꽃……)

문득 올려다보면, 하늘에는 여러가지 색의 예쁜 불꽃이 터지고 있었다. 옆에 있는 하나부사 형제들은, 눈앞에 있는 음식에 완전히 열중해서 불꽃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고 하는건가.

(조금 더, 옆으로 가는게 잘 보일지도……)

모처럼의 불꽃놀이다. 음식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불꽃도 만끽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서, 사람이 적은 길가의 구석으로 이동한다.

「꺄아……ㅅ」
「이런?」
「아, 죄송합니다」

그 도중, 근처에 있던 대학생같은 그룹과 부딪쳤다.

「어라, 초등학생? 귀엽네─. 혼자 왔어? 대단하네─」
「그거 아냐? 부모님을 놓쳐버렸다거나?」
「어라라, 그러면 오빠들이랑 같이 불꽃 구경할래─?」

술을 마셨는지, 대학생들은 와글와글 떠들면서 나데시코를 둘러싼다. 취기로 건네지는 가벼운 놀림이지만,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다.
어느샌가, 마도카들과도 거리가 멀어져버렸다.

「저, 죄송했습니다」

한번 더, 부딪친것을 사과하고 빨리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을 때. 확, 하고 돌연 누군가에게 옆으로 팔을 잡혀 끌려갔다. 동시에, 언짢은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이 사람에게, 뭔가 용무라도 있습니까」
「마도카……?」

팔을 끌어당긴 것은, 마도카였다. 그는 나데시코를 감싸안아 대학생의 앞에 선다. 노려보는 마도카의 시선에, 대학생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거리를 벌렸다.

「아하하, 미안미안」
「애들 괴롭히지마, 너희들. 미안해─, 데이트 방해해 버려서」
「초등학생 커플인가봐-. 귀여워─라-」
「꺅……, 아, 아니에요!」
「어머나, 수줍어 하네」
「……………………」
「그러니까, 애들 놀리지 말라니까. 자, 간다」

미안해요, 라고 사과하면서 떠나간 대학생들의 등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마도카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어 저기, 미안해. 마도카. 고마워」
「……혼자서 우왕좌왕하지 말아주세요. 그 사람들은 괜찮았습니다만, 이런 축제에서 질이 나쁜 사람들과 얽히기 쉽습니다. 나는 나카바로부터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에, 당신 혼자 마음대로 어딘가에 가서 위험한 일을 겪는 것은 곤란합니다. ……당신은, 여성이니까」

그렇게, 단번에 말을 내뱉는 마도카에게 무심코 눈을 깜박인다.

「……미안해요」

나카바로부터 눈을 뗄 수 없다고 하면서, 그런데도 그 나카바를 두고 찾으러 와 주었다. 그것도 미아가 되면 곤란한 아이 취급의 걱정이 아니라, 한 명의 여자아이로서.

「나데시코쨩, 괜찮아?」
「미안해, 걱정끼쳐서」
「으응, 우리들도 노점에만 너무 열중해버려서 미안해」
「신경쓰지마. 내가 마음대로 두사람으로부터 멀어졌으니까」
「그렇습니다. 나카바가 사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그런 말해. 있잖아, 나데시코쨩. 마도카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데시코쨩의 모습이 안보일 때, 굉장히 초조해하면서 걱정하고 있었어」
「에……」
「나카바, 불필요한 것은 말하지 말아주세요. 게다가, 별로 초조해하지 않았습니다」
「네네. 그러면, 슬슬 타카토군들과 합류해볼까」
「에, 응……」

언젠가의 하교 때처럼 손을 내밀어, 나카바와 마도카와 3명의 손을 이어 잡고 걷는다. 힐끔 옆에 있는 마도카를 보다, 시선이 마주쳤다.

「……말해 둡니다만, 조금 전 나카바가 말한 것 같은 일은 없었기 때문에. 나카바가 당신을 찾아오라 해서 찾으러 갔을 뿐입니다」
「그래……알았어. 고마워」

솔직하지 않은 말에도, 미소가 흘러넘쳐 버린다. 그렇게 말하는 마도카의 뺨이, 평소보다 붉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밤하늘을 물들이는 불꽃의 탓만이 아니다.







■■■ 토라노스케의 경우 ■■■


「어라……?」

(토라의 모습이 안보여)

주위를 둘러보면,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토라노스케의 뒷모습을 찾아냈다. 그가 걷고 있는 곳은, 불꽃을 보기로 정한 곳과는 반대방향이다. 길을 잃은건가, 그렇지 않으면 귀찮다고 혼자 어딘가로 갈 생각인가.

「토라, 어디가는거야? 그쪽은 불꽃과 반대방향이야」
「나는 특별히 불꽃을 보러 온게 아냐. 과녁 맞추기 라던가 여러가지 놀것들 있으니까. 뭣하면, 너도 올래?」
「에……그렇,네」

(가끔씩은, 이런것도 좋을지도)

불꽃이라면 매년 보고 있고, 가끔은 노점을 느긋하게 둘러보는 것도 좋다. 옛날엔 노점을 보며 소란스레 떠들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어쩐지 어린애 같다는 생각에 조금씩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솔직히, 축제의 노점은 두근두근해서 좋아해)

게다가, 과녁 맞추기에도 조금 흥미가 있다. 축제의 놀이라고 하면, 나데시코와 리이치로가 하는 것은 금붕어 건져내기나 요요 낚시 정도이다. 그것은 가족들도 같고, 여태까지 과녁 맞추기를 하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없었다. 토라노스케의 권유에 수긍하고, 나데시코는 첫번째 과녁 맞추기에 도전했다.

「어이, 반대다. 이리 내놔바」
「에?」

나데시코가 총구에 코르크탄을 끼워 넣으면, 그것을 보고 있던 토라노스케가 틀리다며 총을 집어든다. 집어 넣은 총알을 꺼내 나데시코가 넣었던 것을 반대 방향으로 바꿔, 다시 총구에 끼워넣었다.

「점원에게 배운 것과는 다른데?」
「이게 사격했을 때 위력이 올라가」
「흐응……?」

(잘 모르겠지만……비법, 이라던가)

「티비에서 본적은 있지만, 이거 어려워?」
「아-……뭐, 요령이 생길때까지는 좀 걸릴지도. 시범 보여줄테니까, 잘 봐라」
「응, 알았어」

노점에서는, 이미 몇명의 손님이 도전하다 경품을 얻지 못해 낙담하고 있었다. 티비로 보았을 때에는,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지만, 의외로 어려운 것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라노스케는, 목표를 정하면 시원스럽게 목표물을 넘어뜨렸다. 주위의 관객들로부터, 작게 환호성이 울린다.

「대단해……」
「아니, 실력이 무뎌졌어」

확실하게 넘어뜨리면서, 토라노스케는 조금 분한듯이 고개를 비틀었다. 나데시코가 보면, 충분히 대단한 솜씨지만 그는 납득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럼, 다음. 네 차례다」
「에, 응……」

(노리는 것은……아, 저 키홀더, 레인이랑 조금 닮은 것 같기도. 저게 좋을까나)

「그래서? 어떤거 노릴꺼냐」
「저기 오른쪽에 있는 토끼모양의 키홀더가 좋은 것 같아서」
「흐응. 그럼, 맞쳐봐」
「에, 이, 이렇게?」

먼저 토라노스케가 하고 있던 것 처럼, 총을 쥐어본다. 총의 무게로 인해, 생각했던 것 보다 균형을 잡기 힘들다.

「틀렸어. 좀 더 팔을 뻗어서」
「팔?」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보다, 총을 잡는 방법이 이상해」
「잡는 방법? 이렇게 하는거 아니야?」

익숙해지지 않는 것에 당황해 몇번이나 총을 이리저리 바꿔서 잡고 있으면, 갑자기 등이 살짝 따뜻해진다. 뒤에서 꼭 껴안은 토라노스케는 나데시코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친다.

(……에?)

「저것을 노린다면, 총구는 조금 더 아래다. 그리고, 총알이 오른쪽을 향하도록 목표를 맞춰――」

귓가에, 토라노스케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숨이 나데시코의 귀를 간질였다.

(에에에? 자, 잠깐……가, 가까워!)

「그래서, 쏠 때에는 팔을 내리지 말고. 그러면 넘어간다고. ……그래서, 어이 듣고있어?」
「듣고, 있습니다」

그 만큼 대답을 하는 것이 겨우다. 토라노스케의 설명들은, 솔직히 머리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토라노스케의 행동에, 그 가까움에, 나데시코의 심장은 두근두근하고 경종을 울린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집중해서, 배운대로 자세를 취해 총구를 맞춰――한껏, 방아쇠를 당겼다.

「아, 맞았다……」

총알은, 보기좋게 노리고 있던 키홀더를 맞춰 넘어트렸다.

「처음 해본것 치고, 잘하는데」
「에, 응. 토라가 가르쳐줬으니까……고마워」
「오─」

자신이 경품을 맞췄을 때 보다 기쁜듯이 미소짓는 토라노스케의 모습에 나데시코의 가슴은 다시 크게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것도 또, 무의식적인가.

「그럼, 다음은 저쪽. 이봐, 가자고. 오늘밤은, 내식대로 축제를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줄테니」

그렇게 말하고 눈앞에 내밀어진 손에, 나데시코는 당황하면서도 자신의 손을 올렸다. 토라노스케는 그대로 손을 잡아 나데시코의 손을 끌어당겨 걷기 시작한다.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정도로 큰 자신의 심장 소리에 머리위로 퍼지는 불꽃도 잊으며, 나데시코는 토라노스케에게 휘둘리면서 때아닌 불꽃놀이를 보냈다.





■■■ 슈야의 경우 ■■■


나데시코의 앞을 걷고있던 슈야가, 문득 발을 멈춘다.

「슈야?」
「미안하군, 나데시코. 그대들과 함께 가는 것은 여기까지다.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저기있는 금붕어들을 이 손으로 구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에? 자, 잠깐 슈야……!?」

말하자마자, 슈야는 발길을 돌려 혼잡속에 달리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당황해서 뒤쫓는다.
타카토들 모두에게 아무런 말도없이 떨어져버린 것은 신경이 쓰였지만, 불꽃을 보는 장소는 정해져있다. 아마 나중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 지금은, 슈야를 혼자 두는 것이 걱정이다.

(학원 안에서도 미아가 될 정도인걸……모르는 곳에서 길을 잃으면, 돌아갈 수도 없게 되버리니까)

사람의 물결에 밀리면서 간신히 찾아낸 슈야는 조금 전 스스로 선언했던대로 금붕어 건지기 노점 앞에 앉아 있었다.
수조안의 금붕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음? 나데시코, 그대도 왔는가」
「있잖아……왜 태평하게 말하는거야. 갑자기 달려가버려서 놀랐잖아」
「그런가, 그것은 미안했다」
「……전혀 미안하지 않은것 같은데. 별 상관 없지만. 그래서, 슈야는 금붕어 건지기 하고 싶었어?」
「음. 이래뵈도 나는, 금붕어 건지기를 잘한다」
「헤, 헤에……그래」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자신만만하게 말해도, 평상시의 슈야로는 전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잘 건지기는 커녕, 슈야 자신이 수조안으로 빠져 버릴것만 같다.
그렇게 불안에 떨면서도, 슈야가 추천하여 나데시코도 금붕어 건지기를 하게 되었다.

「네, 그러면 2사람 몫. 노력해서 잡아주세요」
「음」

점원으로부터 그릇과 뜰채를 받자, 슈야의 얼굴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모습으로 변해있다.

(어라……?)

시작하기 전엔 정말로 괜찮은가 걱정했지만, 슈야는 의외로 능숙하게 금붕어를 잡는다.
1마리, 또 1마리씩 매끄러운 손놀림으로 수조에서 그릇으로 금붕어를 건져올렸다.

「……굉장하네, 슈야. 정말로 자신있었네」
「음? 그런가, 굉장한가!」
「에, 응……」
「옛날, 【금붕어 건져내기의 비법】이라고 하는 것을 배웠던 적이 있어서 말이다」
「【금붕어 건져내기의 비법】?」
「음. 그대에게도 전수해주겠다. 우선, 이렇게 뜰채를 물에 한번 적시고 나서――」

나데시코에게 칭찬을 받은 것으로, 기분이 좋아진 슈야는, 더욱 페이스를 올려 금붕어를 건진다. 정말로, 평상시의 멍한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재빠르게, 정확하게,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릇안에 금붕어를 담는다. 어느샌가, 그릇 안은 당장이라도 흘러넘칠만큼 금붕어로 가득했다. 문득 신경이 쓰여 점원을 바라보면, 역시나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슈, 슈야, 굉장하네. 굉장한데, 역시 조금 많이 잡는 것 같아. 이제 더 안해도 되지 않을까……」
「무슨 말을 하는가. 도중에 그만 둘 수 없다. 내가 이 자들을 구해주지 않으면, 누가 한다는 것인가……!」

(어째서 쓸데없이 불타는 전개가 되버린거야……)

그 후, 그릇에서 정말로 금붕어들이 흘러넘쳐 점원으로부터 제지받을 때까지, 슈야는 금붕어를 계속 건져올렸다.
――하지만, 가져갈 수 있는 금붕어의 수는 한정되어 있어, 결국 슈야가 손에 넣은것은 물을 넣은 봉지 안에 들어있는 금붕어 7마리. 2개의 봉지를 받았지만, 조금 좁은 듯이 봉지 안을 헤엄치고 있다.

「구할 수 있던 것은, 결국 7마리 뿐인가……」
「7마리를 건진것도, 충분하지 않아? 그보다, 슈야네 집에 금붕어를 넣을 수조는 있는거야?」
「오오, 잊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욕조에 풀어두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수조를 사러 가도록 해」

차라리, 집에 있는 수조를 들고 갈까.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내뱉는다. 이대로는, 정말로 욕조 안에서 금붕어들이 헤엄치게 될 것이다.

「7마리 인가……. 좋다, 이 녀석들에게 이름을 붙이도록 하자. 마침 7마리다」
「마침? ……아아!」

그가 말하는게 무엇인지 깨닫자, 나데시코는 무심코 웃어버렸다. 오늘 여기에 온 멤버와 같은 수 이다.

「이 작은것이 리이치로, 눈이 동글동글하고 귀여운것은 그대다. 조금전부터 함께 헤엄치고 있는 것이 형과 동생으로……음? ……오오, 나데시코. 보거라, 불꽃이 아름답다」
「에?」

갑자기 발을 멈춘 슈야가, 그렇게 말하고선 하늘을 바라본다. 금붕어 건지기에 집중해서 잊고 있었지만, 본래의 목적은 불꽃이었다.

(그러고보니, 모두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와버렸어. ……걱정하고 있을지도)

역시 한마디 정도 말을 하고 와야 했을지도 모른다. 가능한 서둘러 합류하려고, 슈야를 되돌아본다. ――그런데, 그 답지 않은 비애가 스며든 옆모습으로, 하늘을 올려보고 있었다.

「만추의 불꽃, 인가.……가을 밤은 외로운 것이지만, 이렇게 밤하늘에 커다란 꽃송이가 피는 것은 좋구나. 외로움을 감추기에는, 적절하다」
「슈야……?」

끝나버리면, 또, 외로워진다. 그렇게 중얼거린 슈야가 정말로 외로운 것 같아. 가슴의 근처가 어째서인가, 찌잉하고 안타까워졌다.

「슈……」

이름을 부르려고 했을 때,

「……흡푸엑크취!!!!!!」
「……………………」

커다란 재채기가, 두 사람의 가라앉은 서글픈 분위기를 날려 버렸다.
겨울도 가까워진 늦가을의 밤은, 부는 바람도 차갑다. 슈야처럼 유카타를 입고 있으면, 당연히 추울 것이다.

「유카타를 입고 와서……. 감기에 걸려버릴지도?」
「음. 하지만, 불꽃이라고 하면 유카타. 그것이 일본의 문화일 것이다」
「부정은 하지 않겠지만, 계절을 생각해줘」
「그대의 유카타 차림도 보고 싶었지만」
「에, 나?」
「음. 그대는 유카타가 어울릴 것 같다. 이 머리카락도, 반드시 유카타에 어울린다」

스르륵, 하고. 슈야의 손가락이 나데시코의 긴 머리카락을 쥔다. 순간 목덜미에 체온이 낮은 손가락이 닿아 그 차가움에 나데시코는 작게 어깨를 떨었다.

「이렇게 긴 채로도 좋지만, 역시 유카타에 맞춘다면 머리를 트는게 좋은가」
「슈, 슈야……?」

무의식적인가, 의도적인가. 가까워지는 슈야의 모습에, 나데시코의 가슴은 덜컥하고 큰 소리를 낸다.
바로 옆에 맑은 하늘과 같은 슈야의 눈동자가 있어, 어디로 시선을 향하면 좋은것인지 알지 못하고 눈을 돌린다.

「여, 역시 가을에는 입지 않아. 추우니까. 슈야 뿐일꺼야, 이런 시기에 유카타를 입는건」
「그런가. 그럼, 내년은 둘이서 유카타를 입고 어딘가의 여름축제를 가도록 하지. 여름이라면 문제는 없겠지?」
「에, 응. 그렇지만……에, 엣? 둘이서?」
「음. 그러면 약속이다」

슈야는 그렇게 말하고 미소지으며 나데시코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건다. 서늘한 슈야의 손가락 감촉이 무척 의식되어.

「다른 자들에게는, 비밀이다」

슈야의 어깨너머로 쏘아진 불꽃을 고개숙인 나데시코는 볼 수 없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