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앵귀 유희록『봄의 극비 계획
언제나 처럼 본문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ㅇ<-<
(직역도 의역도 저에겐 어려워요.....)
[본문은 홈페이지에 가시면 있습니다'v']
박앵귀 유희록 발매기념SS 『봄의 극비 계획』
따뜻한 바람을 타고, 꽃잎이 살랑살랑 오키타의 방에 비집고 들어간다.
그 광경에 봄을 느끼면서, 토도는 조용하게 미닫이 문을 닫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지?」
토도가 앉는 것과 동시에, 방의 안쪽에서 책상다리를 한 채 긁적이는 하라다가 입을 열었다.
하아, 하고 가벼운 한숨을 내뱉고 나서, 토도는 기가 막힌 것 처럼 되돌려준다.
「어떻게 하지 라니, 애초에 하자고 말한 것은 사노상 이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나 싶어서 말이지」
펴져있는 이불 위에 앉아 있는 오키타는, 헤에, 라고 의외인 듯한 소리를 내었다.
「사노상이 시작한 거였나. 나는 틀림없이, 신파치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을 끝내고 나서, 오키타는 두리번거리며 실내를 둘러보았다.
「……라고 할까, 신파치상은 어떻게 된거야?
설마하니, 계획을 세우는 것은, 우리들에게 맡긴 이후로 나몰라라?」
「신파치는 순찰. 끝나면, 이 방으로 오기로 했어」
「……어째서 내 방이야? 별로 다른 사람을 들이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데」
불평해대는 오키타의 어깨를, 하라다가 두드렸다.
「신경쓰지마. 어쨌든, 이미 모였으니까」
오키타는 아픈듯이 어깨를 문지르며, 두 사람에게 시선을 던졌다.
「……역시, 장소부터 정해야 하는 것 아냐? 후보라던가 있어?」
안정을 취하고 있으라는 말을 듣는 오키타와는 달리, 두 사람은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
예비 조사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라다와 토도는 각각 팔짱을 끼고, 으ー음 하고 신음만 흘렸다.
「어제 순찰 갔을때, 저쪽 산이 굉장히 괜찮았지만……」
그렇게 말하는 토도 자신도, 산에 오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지,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렇다면 저쪽에……뭐 였더라, 뭐라고 하던 절이 좋지 않아?」
「어딘지, 전혀 모르겠는데」
단칼에 말을 자르며, 오키타는 그것 보라는 듯 한숨을 내뱉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토도는 입술을 삐죽였다.
「그치만, 이 시기엔 여러군데서 꽃이 피잖아.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그렇네……근처에, 많은 사람이 편히 쉴만한 곳 없어?」
오키타의 말에, 두 명은 다시 팔장을 낀채로 신음하기 시작했다.
토도가 말한대로, 이 계절, 주 목적인 꽃은 여기저기에 많이 피고 있다.
후보지는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라는 조건은 꽤 어렵다.
……그렇다고, 그 조건을 제외시킬 수도 없다.
이번은, 신선조 간부 뿐만 아니라 평대사도 몇 명 동행시킬 생각이다.
세 명이 어떻게 할 것인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미닫이 문의 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지나간다.
조심스레 복도를 확인해보니, 그림자의 정체는 사이토였다.
토도는 망설이지 않고, 그 어두운 뒷모습에 말을 걸었다.
「저기, 하지메군! 잠깐 괜찮을까?」
「뭐지」
「아ー, 조금 여기서 말하는 건 그렇고, 안으로 들어와」
두리번 두리번 근처를 둘러보면서, 토도는 사이토를 방으로 불러들인다.
그 반응에 조금 당황하며, 사이토는 토도의 근처에 앉았다.
「있잖아, 이 근처에 벚꽃이 예쁜 곳 알아?」
미닫이 문을 닫으면서 묻는 토도에게 벚꽃? 이라며 사이토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두명은 전혀 믿을 수 없어서. 하지메군, 좋은 장소 몰라?」
사이토는 순순히,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생각외로 곧바로 떠올랐는지,
거기가 괜찮은지 잘 모르지만, 이라고 서론을 풀어나가며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조금전 순찰할 때 우연히 지나갔는데……쇼세이엔(渉成園)에 많은 벚꽃이 피어 있었다.
아마, 조만간 만개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쇼세이엔(渉成園)인가……!」
짝, 하고 토도는 손뼉을 마주쳤다.
「응, 쇼세이엔(渉成園)이라면 딱 좋아! 둔소에서 가깝고, 넓어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고!」
「확실히, 두 사람의 어정쩡한 의견보다 상당히 좋아」
「자, 그럼 결정이다. 고마워, 사이토」
아아, 라고 대답을 돌려준 다음, 사이토는 의아한 듯 물어봤다.
「……벚꽃이 예쁜 곳을 찾는 다는 건, 혹시 너희들……」
「그야, 이 계절에 한다면 그거겠지」
하라다가 그렇게 말하자, 사이토는 곧바로 일어났다.
「그렇다면 먼저, 부장에게 말해서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기다려라, 지금 바로――」
「와ーーー앗! 잠깐잠깐!」
토도는 당황해서, 사이토의 팔을 잡으며 만류했다.
멍하게 서 있는 그를 향해, 붕붕 격렬하게 고개를 젓는다.
「히지카타씨에겐 말하면 안된다고!」
「왜지. 부장에게 지시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히지카타씨는 일만 아는 사람이라 앞뒤가 꽉 막혀서,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해버린다고」
말을 하면서, 안돼안돼, 하고 손을 흔드는 오키타.
그의 말투에, 사이토의 미간엔 주름이 잡혔다.
「그래그래, 그런데 낭비할 시간없어! 라고 말할 것 같고」
「허가를 받는 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지」
「그렇다고 해서, 부장에게 말도하지 않고 그런 일을 벌일 수는……」
「안된다고 하지메군! 그리고……이, 이것은 히지카타상을 위해서라고!」
「뭐? 무슨 말이지」
「어, 음……그러니까……어, 언제나 업무만 보는 히지카타상을
쉬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해서! 그렇지, 사노상!」
「에? 아, 아ー……그렇지!
이런 행사가 아니면, 그 사람 쉬지 않잖아? 그러니까, 사이토.
이건 히지카타상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본인에게는 입 다물어 줄 수 없을까?」
급하게 떠오르는 변명이지만, 상대인 사이토에겐 효과가 있었다.
【히지카타를 위해】라고 듣자, 그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부장이 지쳐있다는 것은 사실이라 생각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역시……」
「지쳐 있으면, 반대로 일이 손에 안잡힐테고!」
「시위관 시절을 생각해내고, 좋은 기분전환이 될지도 몰라」
「숙취로 움직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고」
「소지!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라고!」
「숙취인 히지카타상 옆에서, 큰 소리를 내는것도 무척 재밌고」
「아ー, 어쨌든, 사이토! 이건 히지카타상을 위해서야.
너도, 협력해달라구?」
하라다가 다짐하면, 사이토는 잠시 생각에 잠겼지만……,
「…………알았다」
이윽고, 힘겹게 응, 이라고 승낙했다.
그것을 본 하라다와 토도는 동시에,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 계획은, 더이상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도록 하자.
어디서 정보가 샐까 불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번 이런식으로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것도, 귀찮으니까」
「귀찮다니……소지는 쓸데없는 말만 했을 뿐이면서!?」
「……그것보다, 그 계획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지?」
이야기를 끝내기 전에, 사이토가 그렇게 물으면, 오키타가 어깨를 움츠리며 대답했다.
「지금 막, 쇼세이엔으로 한다고 정해졌을 뿐」
「……그 만큼인가」
「이제 막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지!」
토도는 책상에서 마음대로 붓을 빌려,
품에서 종이를 꺼내【장소는 쇼세이엔】이라고 크게 적었다.
「그런 증거 남겨도 괜찮아?
무심코 떨어트리면, 곧바로 탄로날 것 같은데?」
「안떨어트려! 적어두지 않으면, 다들 금새 잊어버리겠지」
토도는 종이에서 시선을 들어올려, 모두에게 의견을 묻는다.
「이제는……일정 일까?」
「그렇네. 정해야 하겠지」
「일주일 뒤가 정도가 좋지 않을까?
너무 우물쭈물하다간 벚꽃이 져버릴테니까」
「그럼 일정은 그렇게 하고, 나머지는――」
입을 다문채, 정해진 내용들을 써 내려간다.
그 때, 돌연, 오키타가 얼굴을 들었다.
「……헤이스케. 빨리 그 종이, 숨겨」
「에?」
토도가 얼굴을 들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복도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발소리는, 오키타의 방 앞에서 딱 멈췄다.
「소지, 들어간다」
그 낮은 목소리에, 토도는 서둘러, 종이를 오키타의 이불에 숨겼다.
그 직후, 방 주인의 승낙도 받지 않은 채, 미닫이 문이 불쑥 열린다.
실내를 본 히지카타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수에 놀라고 있다.
깜박깜박, 눈을 크게 한번 깜박거린다.
「뭡니까, 히지카타상. 저, 아직【들어오세요】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오키타가 그렇게 말하지만, 히지카타는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뭐야? 네 녀석들, 모여서 뭐하는거야」
「별로 뭘 하든 상관 없잖아요」
「애초에 대답해 줄 생각없는 녀석에게 묻지 않았다고」
히지카타의 시선은, 토도와 하라다 두 명에게 향했다.
「대답해라. 뭐하고 있었지?」
두 명은 당황해서, 허둥지둥 손을 흔들었다.
「벼, 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소지가 심심할 것 같다고 생각되서, 문병하러 왔을 뿐이야!」
「아, 아아, 그렇지. 계속 누워만 있는게 지루할 것 같아서」
「…………」
초조한 답변에, 히지카타의 눈썹이 찡그려진다.
그러나 두 명에게 추궁하지 않고, 이번엔 사이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건가? 사이토」
움찔하며 굳어버린 사이토는, 이것도 부장을 위해서다, 라고 자신에게 타이르며,
「……네」
힘겹게, 수긍했다.
어색한 반응에 불신감을 더해가면서도, 그런가, 라고 히지카타는 중얼거렸다.
「그런 히지카타상이야 말로, 무슨 용무입니까?」
빨리 쫓아버리고 싶다는 기분을 숨기지 않고, 오키타가 솔직하게 물어본다.
「네 녀석이 얌전하게 자고 있는지, 상태를 보러 왔을 뿐이다」
「그럼, 벌써 용무는 끝났네요. 보시다시피, 얌전하게 있습니다.
업무를 보러 가는게 어떨까요?」
「…………아아」
석연치 않은 모습으로, 깊은 한숨을 내뱉고서, 히지카타는 미닫이 문을 닫았다.
곧바로 발소리는 멀어져가, 이윽고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다.
오키타 이외의 세 명은, 일제히 한숨을 돌렸다.
「……우선은, 괜찮겠지?」
「모두 거동이 의심스러워서 꽤 이상했는데. 히지카타상도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보다 나, 하지메군이 무심코 말해버릴 것이라 생각했어」
「속이는것은 괴롭지만……이것도 부장을 위해서니까」
「일부러 하지메군에게 확인하다니, 히지카타상도 심술궂다니까」
「그렇지, 헤이스케. 조금 전의 종이, 볼 수 있을까?」
「아아, 괜찮아! 히지카타상이 온 순간, 여기에 숨겼기 때문에」
토도는 말하면서, 이불안에서 꾸깃꾸깃해진 종이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오키타는 얼굴을 찌푸리며, 먹물이 묻지는 않았는가 확인했다.
「에ー, 어디까지 정했더라……」
구겨진 종이를 펴내면서, 장소와 날짜까지 정했지, 라며 내용을 확인했다.
「아, 밥! 밥은 어떻게 해? 어디 가게에라도 주문할까?」
「아니, 밥은 최악의 경우에도 스스로 만들 수 있으니까.
그보다 술이지. 술은 만들 수 없으니까 말야」
「사노상은 정말로, 애주가야」
「그건, 그렇지. 술은 많이 준비해야지」
미소를 띄우며 수긍하는 오키타에게, 사이토는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너는 지금, 술을 금지당했을 텐데」
오키타는, 알고있어, 라고 말한 다음,
장난스런 생각을 해낸 아이처럼, 입가를 느슨하게 풀었다.
「히지카타상에게, 잔뜩 먹여줄거니까」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 하라다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 사람, 정말로 약하다고. 적당히 해둬, 소지」
히지카타가 술에 약하다는 사실은, 한정된 간부밖에 모른다.
평대사가 있는 가운데, 취해서 무너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주제에서 조금 어긋나, 히지카타의 술에 약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다시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빠른 걸음소리에, 오키타는 어깨를 움츠린다.
「……오늘의 히지카타상은, 꽤나 한가한 모양이야」
「에? 또 오는거야……!?」
토도는 또 다시 종이를 이불에 숨기려 했지만, 오키타에게 제지당해,
이번에는 접어서 품에 집어넣었다.
「어이, 네 녀석들. 아직도 여기에 있겠지?」
미닫이 문이 열리며, 오키타의 예상대로 히지카타가 나타난다.
오키타는 일부러 한숨을 내쉬어 보인다.
「또 갑자기 들어오고……이번엔 뭔가요?」
「저녁밥의 재료가 부족한 것 같다.
그닥 할일이 없으면 누군가 사가지고 와라」
「……흐응, 그것 뿐 인가요?」
속내를 은근히 들어내며 말하는 오키타를 히지카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내려다본다.
「……뭐야, 소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라」
「그런 일, 일부러 부장님이 올 만한 일인가 하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사실은, 우리들 이야기를 몰래 엿들으려고 온거 아닌가요?」
탐색하는 듯한 오키타의 눈을 히지카타는 똑바로 바라본다.
「뭐지, 들으면 곤란한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었던건가」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구요.
단지, 히지카타상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뿐 이죠」
「……그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행동은 네 녀석들 이겠지!
뭔가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싫다, 우리들을 의심하는 겁니까?
……하지만, 히지카타상은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건가」
「듣기 거북한 말 하지마!
애초에, 네 녀석의 평소 행동이 나쁘니까――」
「자 자, 진정하세요 히지카타상!」
말싸움을 시작하는 둘에게, 하라다가 당황해서 둘 사이로 끼어들었다.
어떻게든 히지카타를 달래기 위해,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한다.
「아ー……어쨌든, 물건 사러 가는 것은 헤이스케가 갈테니까! 그치?」
갑자기 화제에 끌려들어온 토도는, 엣!? 하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왜 내가, 라고 말하려 했는데, 기분이 좋지 않은 히지카타와 시선이 마주쳤다.
토도는 끄덕끄덕 수긍했다.
「아, 아아, 갈께 갈께! 물건 사러 다녀오는 것 정도는, 파밧- 하고 갔다올께!」
「봐바, 헤이스케도 이렇게 말하고 있고, 그치!
저녁밥은 맡겨줘!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으니까」
「…………」
하라다와 토도의 모습에, 더욱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 히지카타는, 입을 다물고 두 사람을 응시했다.
날카로운 시선에, 두 사람은 식은땀을 뻘뻘 흘린다.
이윽고 히지카타는, 다시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뭐 됐어. 어쨌든, 물건 사오는 건 잊지 말라고」
타박타박 발소리를 내며 히지카타가 방을 나가자,
토도는 복도에 얼굴을 내밀었다.
히지카타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얼굴을 집어넣고 미닫이 문을 닫는다.
「하아…… 이번에야말로 괜찮은건가」
토도가 한숨 돌리자, 지금까지 아래를 바라보던 사이토가 고개를 들었다.
속이고 있다는 것이 꺼림직해, 히지카타와 눈을 맞추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역시, 오랫동안 모여있으면 의심받게 되네」
「……그렇네. 오늘은 이정도로 해두는게 좋을지도」
토도는, 아ー아, 라며 한숨을 뱉는다.
「나는 빨리 물건사러 가지 않으면 안되고 말야.
랄까 사노상, 어째서 나를 지명한거야. 자기가 가면 되잖아」
「아니, 네 얼굴을 보니, 무심코」
「뭐야, 【무심코】라니……. 나는 언제나 이런일만 떠맡는다니까」
불만을 토로하던 토도가 뭔가를 문득 생각해 낸 것처럼, 아, 하고 외쳤다.
「저기, 확인해보는 건데」
「뭔데?」
방을 나가려고 하는 하라다를 만류하는 토도.
조금 쓸쓸한 듯이 눈꼬리를 내리며, 말하기 힘든 듯 이야기를 꺼낸다.
「……이 것, 치즈루에게도 비밀로 하는거야?」
「당연하잖아. 그 아이야말로, 제일 먼저 말하고 다닐테니까」
즉답으로 말하는 오키타의 말에, 하라다도 수긍했다.
「그렇지. 치즈루는 솔직하고, 히지카타상에게 추궁받으면 대답해 버릴테니까」
「……그렇겠지……」
그녀에게 비밀로 한다는 것에 마음이 조금 괴로운 것 같아, 토도는 유감스러운 듯 낙담한다.
그 모습을 본 하라다는 작게 웃는다.
「게다가 생각해봐, 헤이스케. 그녀석에게 알리면,
뭔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는가 하고 말할게 뻔하잖아」
「분명 그럴꺼야. 모두가 먹을 요리를 만들려 할지도」
오키타의 말에, 치즈루가 분발하는 모습을 상상해버려, 토도는 확실히……라고 중얼거렸다.
「치즈루를 즐겁게 해주고 싶겠지?
우리를 도와주게 되면 편하게 있지 못하잖아」
「……그런가……그렇네!」
그녀에게 비밀로 하는 것은 괴롭지만, 그 후에 그녀의 웃는 모습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다.
토도는, 활기차게 수긍했다.
「치즈루쨩, 놀랄꺼야」
오키타의 입에서, 후후, 하고 웃음소리가 넘쳐나온다.
이 행사는, 시위관에 있었을 무렵부터 하고 있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퍼져나가는 즐거운 기분을 숨기려하지 않고, 모두, 목소리가 밝아져간다.
「……치즈루, 제대로 즐거워 해줄까?」
당일의 모습을 상상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토도에게, 하라다는 히죽 웃어보인다.
「헤이스케, 기대된다고 해서 말하지는 말라구?」
「괘, 괜찮다구! 그런 사노상이야 말로, 말실수 하지마!」
「하지메군도 조심해. 하지메군은 치즈루에게 상당히 무르니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그랬잖아,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라거나
【가끔씩은 숨을 돌리는게 좋다】라고」
「벼, 별로 평범하지 않은가」
「……평상시에 과묵한 하지메군이, 그렇게 치즈루를 염려하고 있다니……」
「그러니까 평범한 일이라 말하고 있――」
「헤이스케! 아직 물건을 사러 가지 않은 것인가!?」
돌연, 부드러운 공기를 날려보내는, 히지카타의 노성이 울려 퍼진다.
일동 모두 몸을 움츠린다.
그 후 곧바로, 이름을 불린 토도의 안색이, 푸르게 변했다.
「우와, 큰일이다……! 지금 갑니다, 히지카타상!!」
토도는 큰 소리로 대답하면서, 난폭하게 미닫이 문을 열어,
부랴부랴 오키타의 방을 뛰쳐나왔다.
그 모습을 웃으며 보내고 나서, 그러면, 하고 하라다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헤이스케도 가버렸고, 오늘은 이제 정말 끝난거네」
「아아」
「이 다음은, 또 내일인가」
열린 미닫이 문의 저편에는, 분홍색 꽃잎이, 봄임을 알리는 부드러운 바람에 의해 흩날리고 있다.
――벚꽃이 만개할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어린아이 마냥, 기대감에 가슴을 부풀리고 있었다.